SK텔레콤, 양자암호 생태계 키운다…강소기업들과 맞손

SK텔레콤이 국내 강소기업과 함께 양자암호 칩 생태계 확대에 나선다. 양자암호 칩을 함께 개발하고, 각 분야에서 이용 사례를 늘려 글로벌 시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KCS·비트리·옥타코와 협업
SK텔레콤은 비트리, KCS, 옥타코 등 국내 기업들과 양자난수생성기술(QRNG) 협업을 벌인다고 25일 밝혔다. QRNG는 양자물리학을 바탕으로 무작위한 ‘순수 난수’를 생성해 정보를 암호화하는 기술이다. 수학 계산을 통해 말하는 기존 난수 방식에 비해 예측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날 SK텔레콤은 KCS와 함께 ‘양자암호 원칩’을 오는 12월까지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QRNG와 암호통신 기능을 아울러 갖춘 반도체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를 가지고 드론·무전장비 등 국방 분야, 전력·철도 등 공공 인프라 시장 진출에 나선다.
SK텔레콤, 양자암호 생태계 키운다…강소기업들과 맞손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비트리와는 차세대 QRNG 칩을 개발한다. 가로 2.5㎜, 세로 2.5㎜인 기존 칩보다 크기를 더 줄이고, 패키지 구조를 개선해 공정단가를 낮출 계획이다. 가격을 낮춰 이용처를 확대2024년 초 상용화가 목표다. 생체인증 벤처기업 옥타코와는 QRNG 기술을 적용한 지문인식 보안키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10년 내 IoT 단말 8억개에 QRNG 입힐 것”
기존 난수 방식은 짧은 시간에 대규모 연산을 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가 패턴을 파악할 여지가 있지만, QRNG는 패턴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추론 자체에 의미가 없다.

SK텔레콤의 QRNG 기술은 패턴을 통한 구성이 아니라 현실 관찰을 기반으로 난수를 짠다. QRNG 칩을 통해 LED 광원이 방출한 빛 알갱이가 일정 시간 동안 일정 면적에 얼마나 쏟아졌는지 측정하고, 이 수를 디지털화하는 식이다.
SK텔레콤, 양자암호 생태계 키운다…강소기업들과 맞손

QRNG는 양자암호통신 기반 기술이기도 하다. 별도 장비로 통신망 양 끝단에 양자암호를 적용하는 양자키분배(QKD)에도 QRNG 칩이 필요하다.

엄상윤 IDQ 코리아 대표는 "QRNG는 시장이 초기 단계라 성장성이 크다"며 "2026년까지 7억6000만달러(약 9600억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IDQ는 10년 내에 8억개 넘는 IoT 단말에 QRNG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UAM에도 양자암호 적용”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QRNG를 비롯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해왔다. 2018년 2월엔 IDQ를 인수해 함께 QRNG 칩을 개발했다. 이를 상용화한 사례가 지난 3년간 출시한 ‘갤럭시퀀텀’ 시리즈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스마트폰 단말에 QRNG 칩을 탑재했다.

상용화 노하우를 발판으로 사물인터넷(IoT), 차량과 사물 간 연결(V2X), 철도망, 도심항공교통(UAM), 금융 등 다양한 영역으로 양자암호 칩 적용을 늘릴 계획이다. 하민용 SK텔레콤 담당(CDO)은 "국방·공공 보안 시장을 중심으로 민간 부분까지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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