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 엘앤씨바이오 제공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 엘앤씨바이오 제공

“큐렉소와 중국에서 ‘K바이오 플랫폼’을 구축하겠습니다. 저희 인체조직 제품 및 관절염 치료제가 큐렉소 수술로봇과 시너지를 내며 가속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세를 몰아 3년 뒤 중국서 기업공개를 할 계획입니다.”

24일 서울 잠원동 본사에서 만난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는 전일 이뤄진 큐렉소의 지분인수 투자건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큐렉소와 함께 중국에 직접 진출해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자체 바이오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큐렉소와 중국 공략…중국IPO 도전
지난 23일 엘앤씨바이오는 의료용 로봇 제조업체 큐렉소의 주식 545만8221주를 405억원에 인수하기로 공시했다. 취득 후 엘앤씨바이오는 큐렉소의 지분 중 14.03%를 확보해 2대 주주가 된다. 취득방식은 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취득이다.

큐렉소는 자체 개발한 기술로 인공관절 수술로봇, 재활로봇 등 정형외과용 수술·재활 첨단로봇을 만드는 국내업체다. 지난해 3월 유럽 통합규격인증(CE)을 획득하고 9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품목허가 신청을 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타진 중이다.

엘앤씨바이오는 1년 전부터 기술력 있는 수술로봇 업체를 물색해 왔다. 이 대표는 “큐렉소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개념”이라며 “우리의 중국 네트워크를 통해 양사가 윈윈할 수 있을 것”ㅇ라고 설명했다.

현재 엘앤씨바이오는 중국 자회사인 엘앤씨차이나를 통해 중국 쟝쑤성 쿤산시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2만3140㎡(7000여 평) 규모로 올 하반기께 완공된다. 이 대표는 “중국 생산시설에서 큐렉소의 의료로봇을 조립해 중국 현지에서 판매하게 된다”면서 “생산기지가 일원화됨으로써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조만간 합자회사인 엘앤씨차이나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초에 현지 투자책임자(CIO)가 방한해 관련 논의를 마쳤다. 또 중국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엘앤씨바이오는 이번 지분 취득을 통해 회사의 차세대 의료기기 제품들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 나갈 수 있는 품목들의 스펙트럼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주력제품인 인체조직 ‘메가덤’의 의료기기 버전 ‘메가덤 플러스’의 중국식품의약국(NMPA) 인허가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중국은 인체조직법이 없고 무세포 동종진피를 의료기기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중국시장에는 엘앤씨바이오 같은 인체유래 무세포 동종진피 생산 회사가 1곳인데다 이렇다할 수입산 제품도 없는 실정이다.

기존 제품이 조악하고 수준이 기술 수준이 떨어져 ‘메가덤 플러스’의 인증이 완료될 경우, 빠른 중국시장 진입이 가능해진다. 이 대표는 “CICC나 큐렉소와 우리의 관계는 ‘혈맹’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중국은 한 번 해볼만 한 자신있는 시장인 만큼 승산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세대제품 순항 "수술분야 수직계열화"
이같은 자신감은 엘앤씨바이오의 제품들이 국내에서 시장 1위를 달리며 제품력과 기술력을 이미 검증받았기 때문이다. 2011년 설립된 엘앤씨바이오는 미국 기업이 장악했던 국내 피부 이식재 시장에서 점유율 5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메가덤은 체내외 성형수술 및 화상 치료에 사용하는 진피조직이다.

엘앤씨바이오는 지난 2월 의료영상기기 업체 나노포커스레이를 50억원에 인수했다. 나노포커스레이는 2007년 설립된 원광대병원 산학협력 업체다. 국내 기술로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와 유럽 인증을 받았다. 제너럴일렉트릭(GE)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사이에서 제품의 소형화 및 이동성, 빠른 촬영 시간과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차별화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동안 피부과 위주로 사업을 해온 엘앤씨바이오는 나노포커스레이를 품으면서 정형외과·신경외과 분야로 영역 확장이 가능해졌다. 의료기기 장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기존 제품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노포커스레이는 이후 사명을 엘앤씨에이아이로 바꿨다.

무릎 연골 치료제 메가카티는 오는 11월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메가카티 임상에서 연골 재생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생산공장을 증설 중이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2배 이상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규 진출한 제네릭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탈모치료제는 올해 중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연조직재건용 이식재인 메가필 인젝트와 말초신경을 대체하는 메가너브 등도 개발 중이다. 특히 메가너브는 국내 최초의 제품으로 거는 기대가 크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인수한 엘앤씨에이아이와 이번 큐렉소 투자에 이어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타진해 나갈 것”이라며 “차별화한 제품력으로 수술 분야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뤄 ‘아시아의 메드트로닉’으로 차근차근 성장하겠다” 말했다.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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