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로셀이 내달 유럽혈액학회에서 발표 예정인 자가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안발셀’의 임상 1상 결과를 일부 공개했다. 재발성 및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R/R DLBCl) 환자 9명에게 투약한 것에 대한 결과로 국내선 처음이다.

각국 허가당국의 승인을 받아 판매 중인 CAR-T 치료제인 킴리아(노바티스)나 예스카타(길리어드), 아직 개발 중인 카리부 바이오사이언스의 ‘CB-010’ 등 다른 CAR-T 치료제와 임상 결과를 비교해 본다.

17일 큐로셀 등에 따르면 안발셀은 큐로셀이 ‘OVIS’ 플랫폼을 이용해 개발한 ‘CD19’ 표적 자가 CAR-T 치료제다. 짧은 헤어핀RNA(shRNA)를 이용해 T세포에서 나타나는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인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한 것이 특징이다. 암세포는 면역관문을 이용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한다. 면역관문 일부가 억제된 안발셀은 암세포의 면역관문 회피 기전을 약화시켜 치료 효과가 더 우수하다는 것이 큐로셀 측의 설명이다.
기존 CAR-T 대비 효능 우수
큐로셀이 밝힌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DLBCL 환자 9명에게 안발셀을 투여해 7명에게서 완전관해(CR)를 확인했다. 78%의 완전관해율이다. 완전관해란 환자 몸에서 더 이상 암조직을 관찰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CAR-T 치료제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이 강해, 완전관해 비율이 다른 항암제에 비해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상대적 치료 효과를 가늠하기 위해선 완전관해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도 중요하다. 큐로셀 측은 “저용량을 투여받아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 중 2명이 투여 1년이 지난 후에도 완전관해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른 환자들의 지속 여부도 관찰 중”이라고 했다. 다른 환자들의 재발 여부는 관찰 기간이 더 길어짐에 따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한 안발셀은 다른 CAR-T 대비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을까. 아직 환자 수가 적지만 1상 결과만으로 본다면 그렇다. 킴리아는 R/R DLBCL 환자 115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2상(JULIET)에서 객관적반응률(ORR) 53%와 CR 39%를 기록했다. 암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을 의미하는 무진행생존률(PFS)의 중앙값(median)은 2.9개월이었다. 2상에서 PFS는 2차 평가변수였으며, 킴리아는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예스카타는 DLBCL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3상(JUMA-7)을 통해, 환자 359명에 투여해 ORR 83%, CR 65%의 결과를 얻었다. 길리어드는 PFS 대신 무사건생존기간(EFS)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발표했다. 중앙값은 8.3개월으로 1차 평가변수를 만족했다. PFS는 암세포가 다시 자라나기 전까지의 기간을 말하며, EFS는 치료 후 통증 및 재발(사건)이 다시 나타나기까지의 기간을 뜻한다. 서로 유사해 보이지만 기준이 달라 비교는 어렵다.
부작용에서도 더 나았던 안발셀
부작용 측면에서는 어떨까. 안발셀은 CAR-T 치료제의 주요 부작용인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 중 위중증에 해당하는 3등급이 9명 환자 중 1명에게서 나타났됐다. 11%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을 과활성시키기 때문에,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는 현상이 흔히 보고되고 있다. 과도하게 분비된 사이토카인은 정상세포까지 공격하게 된다. 1등급이 가장 낮으며, 3등급은 중증 이상반응으로 분류된다. CRS에 이어 주요 부작용인 신경독성 부작용(ICAN)에 대해 큐로셀은 “3등급 이상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킴리아는 CRS가 심각한 것으로 보고됐다. 킴리아를 투여받은 R/R DLBCL 환자 115명 중 85명(74%)에게서 CRS가 발생했다. 이중 3등급 이상은 23%였다. 면역과활성을 막기 위한 토실리주맙 등을 처방했으나 킴리아 주입 후 30일 내 환자 3명이 사망했다. 3등급 이상 신경독성 또한 115명 중 69명(60%)에게서 발생했다. 가장 흔한 신경독성 증상으로는 두통(21%) 뇌병증(16%) 현기증(12%) 불안(10%) 등이다. 발작과 실어증도 일부 나타났다.

예스카타는 킴리아에 비해 좀 더 안전한 결과를 얻었다. 3등급 이상 CRS 발생 비율은 환자 중 6%였다. 3등급 이상 신경독성은 21% 환자에게서 나왔다.

큐로셀 관계자는 “부작용에 대한 판단을 1상에서 결론 내리기는 이르지만,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과 신경독성 부작용이 많이 관찰되지 않은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리부 CB-010 비교선 열세
안발셀은 미국 카리부 바이오사이언스의 CAR-T 치료제 ‘CB-010’과 자주 비교된다. 안발셀처럼 면역관문을 없앤 CAR-T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CB-010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PD-1 유전자를 제거했다.

카리부는 지난 12일(미국 시간) CB-010의 임상 1상 중간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카리부 또한 내달 열리는 유럽혈액학회에서 CB-010의 임상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사전 공개된 정보는 투여 환자 6명 중 평가를 마친 5명에 대한 결과다. 5명 모두에게서 암세포가 감소해 객관적반응률(ORR) 100%를 확인했다. 4명 환자에게서 CR(80%)을 달성했다. 카리부측은 CR을 달성한 환자 4명 모두 3개월째 암세포가 몸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측정일(2월 23일) 기준 가장 긴 CR은 6개월이었다.

부작용 면은 시판된 CAR-T 대비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3등급 이상 CRS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3등급 이상 신경독성은 환자 1명에게서 보고됐다.

주목할 점은 카리부의 CB-010은 ‘동종 세포치료제’라는 것이다. 시판된 CAR-T 치료제인 킴리아나 예스카타를 비롯해 안발셀은 ‘자가 세포치료제’다. 자가 세포치료제는 암환자로부터 혈액을 채취한 뒤 T세포를 분리해 유전자 조작을 거쳐 배양하는 맞춤형 제작공정이 필요하다. 3주 이상 시간이 걸리는 데다 맞춤형 제작인 만큼 3억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단점이 있다(지난 3월 킴리아는 국내 보험급여에 등재됐다). 환자의 면역세포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배양에 실패할 위험성도 있다.

이에 반해 동종 세포치료제는 건강한 기증자로부터 받은 T세포를 이용하고, 유전자를 조작해 면역원성을 없앤 것이다. 아직 시판된 동종 CAR-T 세포치료제는 없지만 개발에 성공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해 경제성 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리부는 임상에서 동종 세포치료제 개발의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히는 이식편대숙주병(GvHD)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큐로셀은 2024년 국내 허가 목표로 안발셀 임상 2상을 서울삼성병원 등 다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1상에서 확인한 안발셀의 효능과 안전성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적응증인 성인 백혈병 임상을 하반기에 나선다.
안발셀 킴리아* 예스카타* CB-010
제조사 큐로셀 노바티스 길리어드(카이트파마) 카리부바이오사이언스
자가 및 동종여부 자가 자가 자가 동종
적응증 R/R DLBCL R/R DLBCL, ALL R/R DLBCL, FL R/R 비호지킨 림프종
객관적반응률(ORR) 78% 50% 73% 100%
완전관해(CR) 78% 32% 52% 80%
투여 용량 2×105~2×106개(kg당) 2.5×108 2×106개(kg당) 4×107
GvHD 해당없음 해당없음 해당없음 0%
3등급 이상 CRS 11.10% 23% 4% 0%
3등급 이상 ICAN 0% 19% 25% 17%
자료 : 각 업체. *는 제품 설명서에 기재된 공식 내용.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