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간판 바꾸는 이유
최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스타트업이 회사 간판을 잇따라 바꾸고 있다. 주로 기업이미지(CI), 브랜드이미지(BI) 등을 변경하는 방식이다. 회사에 참신함을 더하고 서비스 및 제품의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가사 청소 서비스 ‘청소연구소’ 서비스를 운영하는 생활연구소는 지난 3월 창업 후 5년여 만에 회사 로고를 교체했다. 기존 서비스 이름 전체를 보여주는 방식에서 청소연구소의 줄임말인 ‘청연’의 자음을 따 ‘ㅊㅇ’으로 변경했다. 서비스 관련 캐릭터인 ‘청연이’도 만들었다. 박지환 생활연구소 디자인 총괄 이사(CDO)는 “창업 초기에는 청소 연구소라는 서비스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지금은 청소 대행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며 “서비스 확장 계획에 따라 BI를 변경했고 고객들이 청소연구소를 ‘청연’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세탁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도 최근 3년 만에 새로운 BI를 공개했다. 런드리고는 디자인 전문업체와 6개월 동안 새로운 브랜드 디자인을 개발했다. 기존 로고의 형광 연두색을 푸른빛이 섞인 민트색으로 교체했다. 전용 서체도 개발해 새로운 BI에 녹였다.

꽃 정기 배달 스타트업 꾸까도 BI를 변경했다. 검정, 노랑 등 대비가 강한 원색을 활용했고 글자는 굵어졌다. 박춘화 꾸까 대표는 “최근 개별 상품보다 브랜드를 소비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신규 BI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세무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 데이터 기반 농업 서비스 스타트업 그린랩스, 프리랜서 플랫폼 업체 크몽 등도 최근 BI를 변경했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보통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으로 생존을 고민하는 창업 3년 차부터 CI, BI 변경을 고민한다”며 “그 정도 시기에 정부와 민간의 각종 지원이 끝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