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진단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올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차세대 먹거리인 '스탠다드 M10'의 성패가 2분기 이후 실적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분기에 매출 1조3884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1791억원)에 비해 17.8%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619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9% 증가했다.

연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자가검사키트 수요 증가가 매출을 이끌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올 초 미국(2255억원) 캐나다(1387억원) 싱가포르(1369억원) 일본(729억원) 등에서 잇따라 대량 수주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선진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풍토병화되면서 굳이 검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제조기업들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분기부터 현장 신속 분자진단기기 스탠다드 M10 공급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주력 제품인 면역화학진단 기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보다 정확도가 높으면서도, 일반 유전자증폭(PCR) 기기에 비해 검사시간이 짧은 게 장점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M10의 검사 항목을 다양화하기 위해 약제내성 결핵균(MDR-TB),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 모기·진드기 매개 바이러스 등 신규 카트리지를 내달 내놓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개감염, 심혈관 질환 등의 다양한 진단 제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말했다.

M10이 얼마나 시장에 잘 안착하는지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애초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M10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진단 현장에 M10을 무료로 보급해 사업 기반(인프라)를 구축하고, 진단 카트리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M10에 장착되는 반도체가 품귀 사태를 빚으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현재 국내에서 M10이 보급된 곳은 인천국제공항, 명지병원 정도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M10을 얼마나 빠르게 보급해 시장에 안착시키는지가 2분기 이후 매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