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 스타트업들의 '로고' 변신
줄임말로 사업확장 노려
브랜드 강조 위해 돋보이게 하기도
최근 사업 안정기에 접어든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브랜드·기업아이덴티티(BI·CI)를 교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참신함을 부여할 뿐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등 동시에 여러가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취지다.
여기저기 간판 바꾸는 스타트업들…'로고의 마법' 노린다 [한경엣지]

사업 확장 고려해 줄임말 쓴 ‘ㅊㅇ’
청소연구소의 옛 로고(왼)와 새로운 로고(오). 생활연구소 제공

청소연구소의 옛 로고(왼)와 새로운 로고(오). 생활연구소 제공

지난 3월 '청소연구소' 서비스를 운영하는 생활연구소가 창업 후 약 5년 만에 리브랜딩을 했다. 로고는 서비스명 전체를 노출하는 기존 청소연구소 대신 줄임말인 ‘청연’의 자음을 따서 ‘ㅊㅇ’으로 변경했다. 30대부터 60대 청소연구소 매니저들을 형상화 한 캐릭터 ‘청연이'도 만들었다. 시각적으로는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변했지만 다양한 개성의 캐릭터들을 통해 풍성함을 강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생활연구소는 시각적 효과와 함께 사업 확장성을 고려해 줄임말을 택했다.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 역시 ‘쿠폰이 팡팡’의 줄임말로 시작해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서비스 확장에 활용된 것처럼 '청연'도 청소 서비스 외에 시니어 케어 등 추가 서비스에 BI를 적용할 계획이다.

박지환 생활연구소 디자인 총괄 이사(CDO)는 “기존의 청소연구소는 창업 초기서비스 인지도 제고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청소에만 국한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서비스 확장 계획에 따라 (BI를) 변경하기로 했는데 고객들이 청소연구소를 ‘청연’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민트색으로 깨끗함 강조한 '런드리고'
런드리고의 옛 로고(왼)와 새로운 로고(오). 의식주컴퍼니 제공

런드리고의 옛 로고(왼)와 새로운 로고(오). 의식주컴퍼니 제공

세탁서비스 ‘런드리고’도 3년 만에 새 BI를 공개했다. 런드리고는 디자인 에이전시 CFC와 협력해 6개월 간 개발에 나서는 등 새 브랜드 구축에 공을 들였다.

두드러지는 변화는 민트빛 색깔과 알파벳 'G'에 활용된 화살표 심볼이다. 로고 색을 기존의 형광 연두색에서 푸른빛이 섞인 민트색으로 교체했다. 형광색이 주는 강렬하고 인공적인 느낌 대신 세탁 후의 상쾌하고 깨끗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전용 서체도 직접 개발해 새로운 BI에 녹였고 심볼로 채택한 화살표는 부드러운 세탁 과정을 표현했다.

송호성 의식주컴퍼니의 크리에이티브 리더는 “런드리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확립하고 비전을 전달하기 위해 이번 리브랜딩을 실시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 새로운 BI를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자연주의 벗고 힙해진 '꾸까'
여기저기 간판 바꾸는 스타트업들…'로고의 마법' 노린다 [한경엣지]

깨끗함과 깔끔함을 강조한 위의 두 브랜드들과 달리 오히려 화려해진 곳도 있다. 2014년 창업한 꽃 정기구독 서비스 업체 '꾸까'(kukka)가 대표적이다.

이전에는 직선형 폰트에 파스텔 색을 이용했다. 2010년대 대세였던 '킨포크 매거진' 처럼 자연주의적이고 정제된 분위기가 핵심이다. 10년만에 새로 바뀐 BI는 정반대다. 검정, 노랑 등 대비가 강한 원색을 조합했고 폰트 역시 튀고 굵어졌다.

박춘화 꾸까 대표는 "요즘엔 개별 상품을 소비하는게 아니라 브랜드를 소비하면 좋겠다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개성있는 브랜딩을 통해 팬덤 형성을 유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꾸까는 이번 브랜딩을 위해 작년 11월 패션 브랜드에 있던 크리에이터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세액공제 플랫폼 삼쩜삼, 데이터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크몽 등이 BI를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마의 3년'을 넘은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인 생존을 고민하면서 이같은 변화을 꾀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창업 3년차가 넘어서면 초기에 주어진 각종 정부 및 민간 지원을 떠나 자생해야하는 시기가 된다"며 "급한 불은 꺼지고 본격적으로 보여줘야 할 때인데 경쟁 업체는 늘고 기존 서비스는 진부해지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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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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