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의 김성수·홍은택 공동 센터장, 남궁훈 카카오 신임 대표는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의 김성수·홍은택 공동 센터장, 남궁훈 카카오 신임 대표는 [사진=카카오 제공]
국내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는 1년 새 인건비율이 7%포인트 넘게 올랐고 엔씨소프트도 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개발인력 유출방지 등을 위해 주요 IT 기업들이 급여 수준을 크게 올린 데 따른 것이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2021년 3개년 국내 주요 대기업 110곳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 변동 분석'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요 110개 대기업의 인건비율은 2019년 7.5%에서 2020년 7.6%로 높아진 뒤 지난해 7.2%로 낮아졌다. 2020년 대비 2021년 인건비 규모는 60조원대에서 69조원대로 14.1% 늘어났음에도 매출이 800조원대에서 977조원대로 20.8%나 성장하면서 전체 인건비율이 떨어졌다. 인건비율이 낮아진 곳은 66개사, 높아진 곳은 44개사다.

1년 새 인건비율이 1%포인트 이상 증가한 곳은 12곳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는 인건비율이 2019년 14.6%에서 2020년 16.4%, 지난해 24.3%로 계속 상승했다. 특히 1년 새 인건비율이 7.9%포인트 높아져 이번 조사 대상 대기업 가운데 인건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엔씨소프트 3.1%포인트(2020년 19.9%→2021년 23%), 삼성SDS 2.7%포인트(26.9%→29.6%), 네이버 1.8%포인트(9.3%→11.1%), SK텔레콤 1.5%포인트(5.7%→7.2%), 현대오토에버 1.3%p포인트(15%→16.3%)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제약업체 중 한 곳인 동아에스티의 경우 2020년 대비 2021년 인건비율이 4%포인트 낮아졌다. 매출이 5865억원에서 5901억원으로 증가했음에도 인건비 규모는 1054억원에서 822억원으로 줄었다. 대한항공(17.1%→14.1%), LX세미콘(7.7%→4.9%) 등도 인건비율이 하락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난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어선 곳은 10곳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인건비율이 41.2%에 달했으며, 진에어도 37.8%로 40%에 육박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업종별로 보면 주요 11개 업종 중 작년 기준 IT 업체의 인건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9년 10.2%, 2020년 10.4% 때보다 높아진 수치다. 이어 자동차(9%) 식품(8.8%) 기계(8.7%) 전자(8.4%) 건설(5.7%) 순으로 인건비율이 5%를 넘었다.

반면 유통·상사 업종은 3.6%로 가장 낮았다.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석유화학(4.7%)과 운송(4.4%) 업종도 작년 인건비율이 5% 미만 수준을 보였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주요 4대 기업의 최근 10년 간 인건비율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인건비율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소폭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8년 인건비율은 6.9% 수준이었다. 이후 2019년 7.06%, 2020년 7.92%, 2021년 7.93% 순으로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을 띠었다. 최근 10년 중 2012년 인건비율은 4.6%로 최저치, 2021년에는 최고치 수준으로 기록됐다. 현대차는 지난 2016년 15.2%를 최고 정점으로 이후 인건비 비중을 줄여나가 지난해 12% 초반대로 떨어졌다.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SK하이닉스는 매출에 따라 인건비율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근 10년 중 지난 2019년에는 인건비율이 12.7%까지 높아졌지만, 2017년에는 6.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는 8% 수준을 유지했다. LG전자는 2017년까지 10% 미만 수준의 인건비율을 보였는데, 2019년부터 13%대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지난해 국내 IT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매출 외형 성장보다는 인건비 상승 속도가 더 높아 이에 대한 경영 부담이 커졌다"며 "향후 매출 증가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할 경우 경영진은 급여 수준을 작년보다 다소 낮추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인력을 줄이는 카드를 꺼내들 공산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은 주요 11개 제조 및 서비스 관련 업종에 있는 매출 상위 10곳에 포함되는 대기업 110곳이다. 매출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인건비는 각 기업 사업보고서에 기재한 전체 직원 보수 현황을 각각 참고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