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연구진
"ATAD3A라는 단백질 엉키면서
뇌 속의 콜레스테롤 분해 못시켜"
"뇌 속에 콜레스테롤 쌓이면 알츠하이머 발병"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뇌 속 콜레스테롤 축적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ATAD3A라는 단백질이 엉키면서 뇌에 콜레스테롤이 쌓였고, 이는 알츠하이머의 발병 위험을 높이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가장 널리 알려졌던 알츠하이머의 원인은 아밀로이드베타의 엉킴(올리고머화)이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아밀로이드베타가 올리고머화돼 있는 모습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것이 직접적인 알츠하이머의 원인인지, 혹은 알츠하이머 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 있어왔다. 실제로 아밀로이드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여러 약물이 임상시험 중 유의미한 효과를 보지 못해 실패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 역시 엉킨 아밀로이드베타의 양을 크게 감소시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인지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아 처방은 제한됐다. 이런 이유로 학계에서는 아밀로이드베타가 아닌, 새로운 원인을 찾기 위한 시도가 꾸준히 이뤄져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번 연구는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연구진은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알츠하이머의 발병 확률이 높다는 데 집중했다.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인 콜레스테롤이 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뇌에서 콜레스테롤 축적에 관여하는 물질을 탐색했다. 그 결과 ATAD3A라고 하는 단백질 복합체가 서로 엉키면 뇌 속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소(CYP46A1)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을 찾아냈다. 분해돼야 할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ATAD3A가 엉키는 것을 막는 억제제를 알츠하이머 쥐에 투여했다. 그 결과 CYP46A1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고, 뇌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미로에서 길 찾기 등의 인지 실험에서 기억 능력이 50% 이상 회복된 것도 확인했다.

신 치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ATAD3A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잠재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ATAD3A가 알츠하이머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는 세계 알츠하이머 환자가 570만 명이며 2050년 1400만 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 환자는 60만 명에 달한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전체 치매 환자 중 가장 많다. 알코올성 치매나 혈관성 치매는 조기 발견하면 인지 기능 등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는 치료제가 없고, 증상 악화를 늦추는 것이 최선일 뿐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