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노트] 유현승 대표·정주미 COO 인터뷰②-끝
정주미 시지바이오 COO와 유현승 대표(왼쪽부터) / 사진=서범세 기자

정주미 시지바이오 COO와 유현승 대표(왼쪽부터) / 사진=서범세 기자

(1부에 이어서)

시지바이오는 회사의 기반 기술을 활용해 필러 등 미용(에스테틱)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정주미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마케팅본부장 영입과 함께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시지바이오의 에스테틱 사업부는 지난해 1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39억원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정 본부장은 올해 2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인 정 본부장은 에스테틱 외에도 사업 곳곳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연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그는 존슨앤드존슨(179.62 -0.98%) 애보트 등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존슨앤드존슨에서는 척추와 정형외과 관련 제품을, 애보트에서는 심혈관 스텐트 마케팅을 주도했다.
7월 히알루론산 필러 中 추가 출시 기대
시지바이오 에스테틱 사업부의 핵심 제품은 필러다. 칼슘 필러인 ‘페이스템’과 히알루론산(HA) 필러 ‘지젤리뉴’ 3종을 보유하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지난달 모나코에서 열린 세계 미용노화방지학회(AMWC)에 참여했다. 이들 제품이 모두 유럽 인증(CE)을 받았다는 점에서 관심이 컸다는 설명이다.

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는 현재 세계에서 칼슘 필러를 보유한 기업이 6곳이라고 했다. 이 중 CE 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2곳에 불과하다. 칼슘과 히알루론산(HA) 필러를 함께 가지고 있는 곳도 드물다. 칼슘 필러는 끌어당기는 힘(리프팅력)이 센 대신 시술이 잘못돼도 녹이기 쉽지 않다. HA 필러는 리프팅력은 약하지만 녹이기 쉬워 시술 부담이 적다. 유 대표는 “유럽은 리프팅력이 센 칼슘 필러를 더 선호하는데, 시술 경험이 적은 의사는 HA 필러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두 제품이 상호 보완재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주력 필러 제품인 지젤리뉴에는 시지바이오의 독자 제조 공법인 ‘알스퀘어’가 적용됐다. 유 대표는 “리프팅력이 높으려면 히알루론산의 입자가 단단해야 하는데 이 경우 주입이 어렵다”며 “입자를 쪼개면 주입은 쉬워지지만 효과도 반감된다”고 했다. 알스퀘어는 마취제 성분인 ‘리도카인’과 히알루론산을 결합한 혼합물질을 단단한 입자와 잘개 쪼갠 젤 형태로 따로 만든 뒤, 단단한 입자 주위에 젤을 둘러놓은 기술이다. 겉 부분이 미끌미끌한 젤 제형이기 때문에 주입이 수월하면서도 가운데의 단단한 입자 덕에 리프팅 효과는 좋다는 설명이다.

코와 턱끝용 제품인 ‘지젤리뉴 시그니처2’는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오는 6월께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가 승인되면, 중국 협력사인 상해비정이 7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먼저 출시한 지젤리뉴 유니버셜에 이어 시그니처2까지 출시해 중국에서 필러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2022년 지젤리뉴 중국 수출은 100억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 중이다.

시지바이오는 앞으로 필러의 판매처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목표는 ‘글로벌’이다. 정주미 본부장이 합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지바이오는 정 본부장을 주축으로 회사의 미용 제품을 기반으로 한 병원 플랫폼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법인 네오리젠을 설립했다. 네오리젠은 오는 9월을 목표로 발리에 인도네시아 에스테틱 진료소(클리닉) 1호점 개소를 준비 중이다. 정 본부장은 “3년 내 인도네시아 전역에 100개점을 열겠다”며 “이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에 가맹(프랜차이즈) 병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텐트·마이크로니들로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
중장기 먹거리는 스텐트와 미세침(마이크로니들) 패치로 보고 있다.

스텐트는 좁아진 혈관을 확장하고 유지하도록 해주는 의료기기다. 시지바이오는 2012년 엠아이텍(10,250 -0.49%)의 심혈관 스텐트 사업부를 인수했다. 2019년과 2020년, 뇌혈관과 관상동맥용 스텐트에 대해 잇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정 본부장은 스텐트 사업에도 힘을 보탠다. 애보트에서 스텐트 마케팅을 담당했던 경험을 활용한다. 그는 “현재 국내 심혈관 스텐트 시장은 약 2000억원에 달하지만 95%가 수입 제품”이라며 “외국과 동등한 품질의 스텐트를 국산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완전 생분해형 관상동맥 스텐트도 개발 중이다. 2020년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에 선정됐다. 스텐트에는 주로 금속이 사용된다. 환자는 삽입된 스텐트를 거의 평생 몸안에 지니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금속이 혈전을 유발할 수 있어 환자는 이를 방지하는 약을 먹어야 한다. 시지바이오는 체내에서 완전 녹아 없어지는 생분해 스텐트를 개발한다. 현재 진행 중인 시제품 제작이 완료되는대로 동물실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진단용 및 치료용 카테터(체내 기관 내용액 배출 및 약물 주입을 위한 가는 관)를 개발 중이다. 진단용 카테터는 현재 식약처 허가를 마친 상태로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료용은 내년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시지바이오는 스텐트 사업으로 올해 60억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와 관련해 시지바이오는 대웅테라퓨틱스와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대웅테라퓨틱스로부터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을 이전받았다. 연구 생산 허가 마케팅 인력으로 구성된 마이크로니들 전담 사업팀도 꾸렸다. 우선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화장품 시장을 공략한다. 이달 첫 제품인 ‘시지듀 더마리젠’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시지바이오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건 대웅테라퓨틱스의 침 보호 기술이다. 유 대표는 “침을 금형에서 떼어낸 뒤 포장지에 넣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침과 함께 침 안의 유효성분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웅테라퓨틱스는 일회용 금형을 사용하기 때문에 금형 자체를 포장지에 넣어 침 보호가 가능하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마이크로니들 제품을 위탁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공장도 만든다. 신(新) 공장의 한 층을 마이크로니들 설비로 채울 예정이다. 수출을 위해 선진국 기준 제조시설 인증(cGMP)도 취득할 방침이다. 기존 공장은 필러 전용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