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약자 이동권 확보 돕겠다"
런던 감성의 프리미엄 블랙캡 출시

아바타 수어 통역사, 촉각 패널 등
장애인 편의 기능 탑재
20일부터 서울 전역 운행
장애인의 날, 모두를 위한 택시 '블랙캡'으로 뭉친 에이블테크[한경 엣지]

서울 여의도의 한 장애인복지시설 주차장. 영국의 고급 택시 '블랙캡'을 연상시키는 검정색 대형 승용차에서 기사가 내려 차 측면 하단에 설치된 리프트를 꺼냈다. 휠체어를 탄 승객이 리프트를 통해 차에 올랐다. 기사는 휠체어 다리를 안전벨트로 고정한 뒤 운전석으로 옮겨 운행을 시작했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이동약자를 위한 프리미엄 모빌리티 '블랙캡'이 출시됐다. 코액터스, 닷, 이큐포올, 무의 등 에이블테크(AbleTech) 스타트업 등 4곳이 의기투합한 결과다. 에이블테크는 의료용품과 보조기기 등을 ICT(정보통신기술)와 결합해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덜어주는 기술을 말한다.
런던의 '블랙캡', 국내 에이블테크와 만나다
영국 전기차 블랙캡(TX5) 차량을 제공한 곳은 모빌리티 스타트업 코액터스다. 이 회사는 2018년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고요한택시' 서비스를 출시했고 지난해부터 장애인 대상 직영 운송서비스 '고요한M'을 운영 중인 대표적인 에이블테크 스타트업이다. 블랙캡에도 고요한M 서비스가 적용됐다. 코액터스는 운전 경험이 풍부한 장애인 기사를 우대하는데, 현재 전체 기사 중 장애인 비중은 80%가 넘는다.
지난 19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시승식에서 한 장애인 승객이 블랙캡에 탑승하는 모습. 최다은 기자

지난 19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시승식에서 한 장애인 승객이 블랙캡에 탑승하는 모습. 최다은 기자

코액터스의 블랙캡은 '유니버셜 디자인'이 적용 돼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카니발, 스타렉스 차량 등을 개조해 운행하는 기존의 장애인콜택시는 휠체어 장애인이 차량 뒤로 탑승해야 했다. 블랙캡은 비장애인 승객과 마찬가지로 차량 옆으로 탑승할 수 있다. 차를 인도로 옮겨 세우지 않아도 안전하고 신속하게 승·하차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내부 빈 공간이 확보 돼 휠체어 탑승자와 보호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차량 내부에는 소셜벤처 스타트업 닷의 '닷 패드'가 탑재돼 있다. 닷 패드는 미국 교육부와 독점 계약을 통해 내년부터 미국 전역의 시각장애인 학교에서 쓰이게 된다. 이처럼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닷 패드가 블랙캡에도 활용된다. 닷 패드의 촉각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택시에서도 길의 전체적인 지도와 정보를 손끝과 음성으로 확인 할 수 있도록 한다.

좌석에 부착된 패드에는 이큐포올의 '아바타 수어 통역사'도 있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아바타가 수어로 번역해줘 수어 소통이 필요할 경우 이를 돕는다. 이외에도 협동조합 무의는 블랙캡 승객들에게 무의가 수집한 휠체어, 유아차 등으로 접근 가능한 서울 시내 식당, 카페, 장애인화장실 등 장소 정보를 제공한다.
'블랙캡' 내부에 수어 아바타와 닷 패드 솔루션이 설치된 모습. 최다은 기자

'블랙캡' 내부에 수어 아바타와 닷 패드 솔루션이 설치된 모습. 최다은 기자

20대 운행 시작...연내 100대까지 증차 목표
블랙캡은 현재 총 2대로 20일부터 서울 전역에서 운행된다. 고요한M 앱을 통해 예약 후 이용할 수 있으며 가격은 일반 택시의 두 배 정도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시장 반응이 좋다면 꾸준히 증차에 연내에 블랙캡을 포함한 고요한M 모빌리티를 100대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블랙캡 승객이 장애인바우처 혜택을 통해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이블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걸음마 수준이다. 시장 규모가 작다보니 기술이 있어도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등록장애인 수는 264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5.1%를 차지한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5%의 시장 중 청각·시각·발당 등 장애별로 기술이 구분되다 보니 순수 민간차원에서는 투자가 쉽지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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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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