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LG전자의 빈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였다. LG전자가 지난해 봄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발표한 뒤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등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은 LG전자 소비자를 흡수하기 위해 격전을 벌였다. 지난해만 보면 삼성전자의 압승이다. 하지만 모토로라와 샤오미 등도 칼을 갈고 있다. 중저가 휴대폰을 출시하면서 시장 지배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LG폰 철수 1년…韓선 삼성, 美선 모토로라가 빈자리 채웠다

국내 소비자 7명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2%로 전년(65%)보다 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점유율은 13%에서 6%로 7%포인트 하락했다. 애플은 이 기간 21%로 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의 교체 수요를 그대로 흡수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시리즈는 출시 6주 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 집계 결과 갤럭시S22의 국내 판매량은 이달 초 90만 대를 넘어선 데 이어 정식 출시 43일 만인 8일 100만 대를 돌파했다. 작년에 나온 전작인 갤럭시S21(57일)에 비해 2주 빠르고, 2019년 출시된 갤럭시S10(47일)보다도 4일 빠르다.

애플·샤오미도 한국 시장 공략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밀린 애플은 최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이다. 9일 서울 명동에 애플스토어 3호점을 열고, 하반기 롯데월드타워에 4호점 오픈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인 샤오미도 올해 국내 시장에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말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국내 첫 공식 오프라인 매장인 ‘샤오미 라이트 스토어’를 열었다.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샤오미는 5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29만원대 저가형 스마트폰 ‘레드미노트 11’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날 소개된 레드미노트 11 시리즈는 ‘레드미노트 11’ 제품과 ‘레드미노트 11 프로 5세대(5G)’ 모델이다. ‘레드미노트 11’은 6.43인치 화면과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를 탑재했다. 가격은 29만9200원이다. 프로세스는 스냅드래곤 680 칩셋이다. ‘레드미노트 11 프로 5G’는 1억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에 6.67인치 화면이 내장됐다. 가격은 39만9300원부터 시작한다.

미국 시장은 모토로라 약진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모토로라가 LG전자의 빈자리를 공략했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차지해 3위에 올랐다. 모토로라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애플은 58%, 삼성전자는 2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모토로라는 400달러 이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 것이 먹혀들었다. 400달러 이하 시장에서는 모토로라가 2위를 차지했다.

모토로라는 한국 시장도 노리고 있다. 2012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모토로라는 10년 만에 한국 시장 재진출을 준비 중이다.

LG전자도 OS 업데이트는 이어가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선 비록 철수했지만, 소비자를 위한 OS(운영체제) 업데이트는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 내 V50 씽큐와 V50S 씽큐에 구글 최신 OS인 안드로이드 12 업데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V50 씽큐는 2019년 5월, V50S 씽큐는 2019년 10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다. 착탈식 플립 커버인 듀얼 스크린을 씌우면 폴더블폰처럼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LG벨벳에 카메라·마이크 기능을 한 번에 끄거나 켜도록 설정하는 기능, 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등을 실은 안드로이드 12 업그레이드를 배포했다.

안드로이드 12는 내 기기의 위치를 설정할 때 정확한 위치 또는 대략적인 위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기능과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 스마트폰 잠금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 밖에 LG전자는 2분기 중 Q52와 Q92 등 보급형 스마트폰에도 보안을 강화하는 업데이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