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에 접어들며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해제 등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증상이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최대 6개월까지는 몸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스웨덴 연구진은 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BMJ’에 이같은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후 심부정맥 혈전증은 최대 3개월까지, 폐색전증은 최대 6개월까지, 부정 출혈 등은 2개월까지 나타날 수 있다. 정맥혈전색전증은 다리의 심부정맥에 생긴 혈전이 폐의 동맥까지 흘러들어가 폐를 망가뜨리는 질환이다. 혈전이 다리에 머물러 있으면 심부정맥 혈전증, 폐까지 올라가게 되면 폐색전증으로 분류한다.그간 정맥혈전색전증(VTE)은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혈전 발생 위험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스웨덴의 우메오대 연구진은 이런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코로나19 이후 심부정맥 혈전증과 폐색전증, 부정 출혈의 위험을 수치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코로나가 성행하기 시작했던 2020년 2월부터 2021년 5월 사이에 코로나19에 감염된 100만 명의 사람을 선별했다. 이후 감염되지 않은 400만 명 중 나이, 성별, 거주지 등이 유사한 이들과 비교 분석을 했다.연구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두 가지를 분석했다. 우선 코로나19 감염되기 전과 후의 혈전 및 부정 출혈 발생 비율을 비교하고, 코로나19 진단 이후 기간별(1~7일, 8~14일, 31~60일, 61~90일, 91~180일)로 발생 비율을 조사했다. 두 번째는 코로나19 진단 이후 30일 동안 발생한 혈전, 부정 출혈 발생률과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집단의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심부정맥 혈전증은 90일, 폐색전증은 180일, 부정 출혈은 60일간 대조군에 비해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진단 후 30일 동안 비감염군에 비해 심부정맥 혈전증이 발생할 위험은 5배, 폐색전증 발생 위험은 33배, 부정 출혈은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코로나19가 유행했던 기간에 따라 분석하면, 백신이 보급되던 2021년 상반기보다 유행 초기에 혈전 등의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백신, 고령 환자의 치료 개선 등의 보건학적 요소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데이터를 활용한 관찰 연구로, 확진자 후유증이 왜 나타나고, 왜 오래 지속되는지에 대한 원인은 분석하지 못했다.이번 연구를 주도한 요안니스 카트소울라리스 우메오대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에 감염이 됐다면 최소한 6개월간은 신체 변화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백신 접종을 통해 혈전 등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국내 난임병원 의료팀이 40대 여성 환자가 미혼 시절 냉동 보관했던 난자를 해동해 최첨단 시술 방법으로 임신에 성공했다.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은 이제 전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 구화선 교수팀은 미혼 시절 난자를 냉동 보관한 A씨(42세)가 해동한 난자로 최근 임신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2021년 결혼한 A씨 부부는 6개월 동안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A씨는 미혼 시절이었던 3년 전 보관한 난자를 해동시켜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기로 했다.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는 얼린 난자를 해동해 피에조(Piezo) 장비를 이용한 최첨단 시술 방법으로 세포질의 손상을 최소화해 수정률을 높였다. 피에조 체외수정은 전기신호에서 발생된 진동이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외막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 정자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38-40세 고연령 환자가 이전 주기에서 수정에 실패하거나 수정률이 현저하게 낮은 경우, 난자의 세포질 상태가 약하거나 점성이 높아 기존의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미세수정법으로는 정상적인 수정이 힘든 경우에 주로 사용된다.임신에 성공한 A씨는 “2019년 난임 치료를 받고 있던 언니의 적극적인 권유로 난자를 보관하게 됐는데 이 같은 방법으로 아기를 가지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시술을 주도한 구화선 교수는 “미혼 여성의 난자 보관은 이제 낯설지 않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일반적인 현상이 되는 추세”라면서 “난자 동결은 난임 예방을 위한 미혼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자 보관은 37세 이전에 하는 것이 좋지만 그 이후라도 검사를 통해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도록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실제로 국내 미혼 여성의 난자 동결 수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차병원 37난자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 여성의 난자 동결보관 시술 건수는 1194건으로 2020년(574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011년은 9건에 불과해 10년 전 보다 130배 이상 급증했다.구 교수는 “피에조처럼 세포 질 손상을 최소화한 최첨단 수정 기술 및 난자 해동 기술이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보관한 난자를 해동해 임신 출산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차병원은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1986년 시험관아기 출산에 성공했으며 세계 최초로 1988년 미성숙 난자의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 1998년에는 유리화 난자동결보존법을 개발해 난자 보관시대를 열었고 2002년 세계 최초로 난자 은행을 설립했다.김정은 기자
국내 연구진이 치아의 가장 바깥면에서 외부 자극을 막아주는 법랑질이 생성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법랑질형성부전증의 발병 기전을 밝히고 또 누렇고 거친 치아의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연세의료원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보철과 이재훈 교수 및 포항공대 생명공학 김상욱 교수 연구팀이 법랑질을 생성하는 아멜로제네시스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역할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경구 조사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법랑질형성부전증은 치아를 보호하고 충치균을 막아주는 법랑질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는 질환이다. 유치와 영구치 모두에서 발병할 수 있다. 치아가 누렇게 변하고 석회화가 잘 일어나지 않아 치아 표면이 거칠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충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치아가 약해져 쉽게 마모되고 부식될 수 있다.발생 원인으로 유전적인 영향과 법랑질 형성 시기의 영양결핍 등이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들은 여러 원인이 되는 유전자 변이를 보고했으나 한국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유전 변이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게다가 발병 양상이 특발성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원인 유전자를 찾기 어려웠다.연구팀은 법랑질형성부전증을 가진 한 가계의 4세대 31명 중 법랑질형성부전증의 영향을 받은 8명과 그렇지 않은 4명 등 총 12명을 대상으로 타액샘플 채취 방식을 통해 유전자 엑솜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엑솜 염기서열분석은 다양한 유전질병의 원인 유전자를 발굴할 때 사용된다.그 결과 법랑질형성부전증의 영향을 받지 않은 1세대 아버지와 영향을 받은 어머니로부터 2세대 4명의 자녀 중 2명이 법랑질형성부전증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3세대 및 4세대 가족 구성원 중 일부 구성원에서도 법랑질형성부전증의 영향이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연구팀은 또 법랑질형성부전증과 관련된 모든 후보 유전자를 분석하고 유전자 변이체 필터링을 통해 스크리닝했다. 이후 필터링 된 변이체를 대상으로 서열 보존 및 단백질 구조를 기반으로 한 인실리코(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돌연변이 영향 분석을 수행했다.분석 결과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인 홀로사이토크롬c 합성효소 관련 유전자에서 단백질 합성에 영향을 주는 X-연관 우성-이형 접합 게놈 미스센스 돌연변이가 법랑질을 생성하는 아멜로제네시스 과정에서 잠재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분석에서 나타난 홀로사이토크롬c 합성효소의 변이체는 유전적 영향을 받은 가족 구성원에서는 관찰됐으나 영향을 받지 않은 가족 구성원에선 발견되지 않았다.연구팀은 또 인구 10만 명 중 유전체 분석 변이가 얼마나 자주 발견돼 환자의 생존이나 기능에 오작동을 일으키는지 측정하는 지표인 기능 상실 관찰·예상 상한 분율(LOEUF) 분석을 통해 해당 변이체의 영향을 분석했다.그 결과 홀로사이토크롬c 합성효소에서 발견된 이 변이체는 진화 기반 및 대규모 인구 기반 분석에서 LOEUF 값 –0.41로 유해할 것으로 예상됐다. 단백질 구조의 인실리코 분석에서도 법랑질 생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이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법랑질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역할을 확인했으며 이는 법랑질혈성부전 발병 기전을 밝혀내는 단서가 될 것”이라며 “법랑질형성부전의 근본적인 치료법을 찾아 개인 맞춤형 치료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및 한국연구재단 연구과제와 포스텍 의료기기혁신센터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김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