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아밀로이드베타 단일클론항체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 기준을 발표했다. CMS는 건강보험 적용기준 범위를 효능에 대한 증거를 기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약물 혹은 아밀로이드베타 병리가 확인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임상 등록 환자로 한정했다.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두맙)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 덩어리(플라크) 감소를 근거로 승인된 약물이다. 따라서 추가 임상으로 효능을 입증하기 전까지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임상 환자로 제한된다. CMS는 지난 1월 아두헬름의 보험급여 적용을 임상시험 환자로 한정하는 내용의 초안을 발표했다. 이날 결정으로 최종 확정됐다.아두헬름은 지난해 미국에서 승인받았지만 효능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두 번의 임상 3상 중 한 차례에서만 환자의 인지저하 개선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아두헬름은 시판 후 임상 4상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가속승인됐다. 바이오젠은 지난달 임상 4상을 FDA에 신청했다. 1500명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및 아밀로이드베타 병리가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치매임상평가척도총점(CDR-SB) 등의 효능을 평가할 계획이다.CMS의 초안 발표 당시 바이오젠과 일라이릴리, 로슈 등 다국적 제약사와 환자 단체 등은 반발했다. 일라이릴리는 1분기로 예정됐던 가속승인 신청 계획을 연내로 수정하기도 했다. 초안과 달라진 점은 효능을 근거로 승인된 치료제는 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과 로슈의 ‘간테네루맙’의 가속승인 전략에 수정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험 적용을 위해 효능을 입증하려면 3상을 모두 마쳐야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박인혁 기자
화이자는 7일(미국시간) 최대 5억2500만달러(약 6407억원)로 영국 항바이러스제 개발업체 리바이럴(ReViral)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리바이럴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RSV는 급성호흡기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국내에서도 늦가을부터 겨울철까지 유행하는 대표적인 호흡기 바이러스다. 유아나 노인 등 고위험군이 감염될 경우 폐렴으로 이어져 치명적일 수 있다. 세계적으로 매년 6400만명이 감염되고 16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RSV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화이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리바이럴이 보유한 다수의 RSV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시수나토비르(Sisunatovir)의 개발 진도가 가장 빠르다. 시수나토비르는 RSV가 숙주 세포와 융합하는 것을 억제하는 경구용 치료제다.건강한 성인 2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체내 바이러스량(viral load)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결과를 냈다. 시수나토비르는 RSV에 대한 대표적인 취약군인 유아 184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RSV의 복제를 막는 또 다른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RSV-N)은 임상 1상 단계에 있다. 시수나토비르와 RSV-N을 병합한 병용요법은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화이자는 리바이럴의 후보물질이 출시될 경우 연간 15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RSV는 특화된 치료방법이 없는 반면, 영유아를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감염 사례가 많아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눈독을 들이는 병원체다. 예방 목적의 항체로는 사노피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니르세비맙(Nirsevimab)이 가장 허가에 임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아 149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MELODY)에서 니르세비맙은 위약 대비 폐렴 등 호흡기 감염증 발생률을 위약 대비 74.5% 낮췄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당국에 허가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미국 머크(MSD)는 모더나와 공동개발 중이던 백신 후보물질(mRNA-1172)에 대한 권한을 2020년 반환하고 독자 개발에 나섰다. MSD가 자체 개발한 RSV 백신 후보물질 ‘MK-1654’는 지난해 11월 임상 3상을 시작했다. 1세 이상 유아 1000명이 대상이며 MK-1654와 위약 외에도 RSV가 유발하는 중증 하기도감염을 예방하는 팔리비주맙(palivizumab)까지 비교하는 임상시험이다.이우상 기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선샤인 바이오파마의 주가가 폭등했다. 새로운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암제 후보물질의 긍정적 실험결과를 내놓고 나서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선샤인 바이오파마는 최근 mRNA 기반 항암제 후보물질의 세포실험에서 암세포에 대한 공격력과 정상세포에서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번 실험은 실험동물이나 인체가 아닌 실험실(in vitro)에서 진행됐다. 선샤인 바이오파마는 회사의 mRNA 약물이 난소 선암세포, 췌장암세포 외에도 기존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유방암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정상 사람세포에 대해서는 독성이 없거나 미비했다고 덧붙였다.이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 5일(현지시간) 2.26달러로 출발한 선샤인 바이오파마의 주가는 6일 178.3% 오른 6.29달러로 장을 마쳤다. 선샤인 바이오파마 관계자는 “mRNA 약물을 체내로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존 전달체(DDS)로 신규 약물을 쉽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곧 특허 출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mRNA를 이용한 항암치료제 개발의 주류는 ‘항암백신’이다. 코로나19 mRNA 백신 ‘스파이크박스’로 세계에 알려진 모더나 등 제약사들이 mRNA 기술을 이용해 항암백신을 개발 중이다. 단백질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mRNA 형태로 암세포의 일부 단백질(암 항원)을 전달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킨다. 이를 통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선샤인 바이오파마의 mRNA 항암 후보물질이 항암백신 형태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작용기전이나 표적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항암백신이 효과를 내는 데 필수적인 면역세포 없이 세포실험에서 효능을 확인한 만큼, 항암백신이 아닌 암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선샤인 바이오파마는 이 외에도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와 합성신약 방식의 항암제 후보물질 ‘Adva-27a’를 개발하고 있다. Adva-27a는 세포 복제에 관여하는 효소인 '토포이소머레이즈 II'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임상 1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이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