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는 국립암센터와 재발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자 주도 임상 계약을 맺었다고 11일 밝혔다.이번 임상은 김학균 국립암센터 위암센터 교수가 주도하는 연구자 2상이다. 임상은 3차 이상 항암 치료를 받은 전이성 재발성 위암 환자 55명을 대상으로 한다. 백토서팁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를 병용 투여해, 유효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을 공급하고, 아스트라제네카가 임핀지를 지원한다.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백토서팁의 위암 치료용 병용요법 약물은 두 가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메드팩토는 위암과 관련해 백토서팁과 파클리탁셀 병용투여에 대한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병용요법에 대해 2020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지정(ODD)을 받았다. 또 백토서팁과 임핀지는 비소세포폐암과 방광암에 대해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임상으로 위암으로까지 치료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위암은 면역항암제의 객관적반응률이 현저히 낮은 암종으로, 추가적인 치료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백토서팁과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은 이미 다수의 글로벌 학회에서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기 때문에, 이번 임상에서도 새로운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키움증권은 11일 녹십자에 대해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연결 자회사로 편입된 지씨셀의 1분기 실적 개선 및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판매 호조를 예상해서다.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연간 실적 전망치 조정 등에 따라 26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녹십자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2년 1분기 매출은 3798억원, 영업이익은 18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와 281% 늘며 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자회사들의 1분기 매출은 13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늘 것으로 추산했다.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의 합병법인인 지씨셀이 연결 자회사로 편입됐는데, 올 1분기 검체 검사가 늘며 지씨셀이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녹십자엠에스도 코로나19 전문가용 항원·항체 진단키트의 판매 호조를 전망했다. 녹십자의 연결 자회사의 이익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판단이다. 1분기 녹십자의 수출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헌터라제 매출이 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늘며 수출 성장을 이끌 것이란 예상이다.허혜민 연구원은 “‘헌터라제 ICV’의 일본 매출이 늘고 국가별 매출도 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는 거의 수출이 되지 않았음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알리글로’의 실사는 연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면역글로불린 제제인 알리글로는 지난 2월2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완요구서(CRL)를 수령하고 오창 혈액제제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 실사를 요구받았다.허 연구원은 “헌터라제의 미국 승인 여부는 FDA의 실사에 달렸는데, 코로나19의 정점이 지나가고 있어 연내 실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녹십자의 올 2분기 매출은 4426억원,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와 25%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반구 지역 내 독감 백신 수주에 대한 매출 651억원이 2분기로 몰리면서 성장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이도희 기자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의약품 매출이 지난해 1조원을 넘었다. 개량신약인 고혈압약 아모잘탄, 고지혈증약 로수젯 등의 매출이 급증하면서다.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을 국내에 들여와 위탁판매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온 국내 제약업계에서 이례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체 약 팔아 1조원 매출 올린 한미약품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 1조2032억원 중 자체 개발 제품 매출은 1조745억원이다. 외국산 의약품 등을 수입 판매해 올린 ‘상품 매출’은 전체의 8%로 5년 전 13.9%에 비해 크게 줄었다.한미약품의 매출 구성은 다른 제약사와는 확연히 달랐다. 국내 매출 5위권 제약사 중 외국산 의약품 위탁판매 등을 통해 올린 매출 비중이 10%를 밑돈 것은 한미약품뿐이다.제약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1조6878억원의 58.4%를 외국산 의약품 위탁판매로 올렸다. 유한양행의 효자 품목은 당뇨병약 트라젠타다.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 제품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1220억원어치를 팔았다. 매출 2위인 GC녹십자의 수입 약 매출 비중은 34.5%였다. 종근당도 매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46%를 수입 약 판매를 통해 올렸다.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대웅제약도 외국산 의약품 비중이 44%였다. 외국 약 유통 확대 경쟁국내 제약사의 매출 구조는 크게 두 가지다. 자체 개발한 신약과 복제약을 판매하거나 외산 의약품의 판권을 따내 국내에 유통한다. 변변한 신약이 거의 없다 보니 빚어진 현상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은 ‘외산 약 도매상’으로 불리기도 했다.업계 관계자는 “10년 전엔 전문의약품(의사가 처방해주는 약) 중 수입과 국산 약 비중이 6 대 4 정도였다”며 “지금은 8 대 2까지 올라갔다”고 했다.제약사들의 수입 약 판매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츰 바뀌고 있다. 수입 약을 팔면서 글로벌 제약사와 돈독한 관계를 맺은 유한양행이 잇단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다.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해외 제약사 등에 기술이전해 이익을 내는 라이선스 수익은 국내 제약사의 새로운 매출 창구가 됐다. 2020년과 지난해 유한양행이 라이선스를 판매해 벌어들인 수익은 각각 1556억원, 519억원이었다. 계륵이 된 수입 약 유통일각에선 국내 제약사의 수입 약 판매 출혈 경쟁 탓에 다국적 제약사만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에서 직원을 고용해 직접 영업망을 구축하는 대신 국내 제약사에 유통을 맡겨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서다.수입 약 판매는 국내 제약사에 갈수록 계륵 신세가 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마진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수입 약 매출 비중이 79.9%로 가장 높았던 제일약품은 1988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매출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뒤늦게 연구개발(R&D)에 뛰어든 것도 원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개발 약을 확보하기 위해 R&D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제약사의 수입 약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