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타액)을 이용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노인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검사법을 제공해 코로나19 방역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허가받은 신속항원키트 중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는 휴마시스 에스디바이오센서 래피젠 젠바디 수젠텍 메디안디노스틱 오상헬스케어 웰스바이오 등 8개사의 9개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면봉으로 콧속을 깊숙이 찔러 검체를 채취하는 비인두도말 방식이다.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및 정부의 방역정책 전환에 따라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사용이 빈번해졌다. 이에 따라 타액을 이용한 진단검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진단시약이 든 용기에 침을 뱉어 섞은 후, 진단키트에 이 용액을 떨어뜨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다.

기존 비인두도말 방식은 면봉을 콧구멍 안쪽 표면(비강)까지 집어넣어, 10회 정도 문질러야 한다. 면봉을 콧속 깊숙이 넣어야 하기 때문에 아픔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

때문에 소아·청소년이나 노인을 위해 타액을 이용한 진단검사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검사법보다 안전하고 편리할 뿐만 아니라, 검사자의 심리적인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채현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최근 학교와 어린이집 등에서 주2회 이상의 비강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유·소아는 반복적인 검사에 의한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며 “특히 유·소아는 비강 구조상 외상에 취약하기 때문에, 타액을 활용하는 진단 방법이 코를 찌르는 것보다 더욱 안전하다“고 말했다.

타액 검사법은 방역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했다. 기존 검사법보다 접근성이 좋아 자가검사의 일상화에 기여하고, 코로나19의 전파를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봤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체내에 침투할 때는 비강을 통하지만 이미 감염된 확진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할 때는 입에서 나오는 에어로졸 형태로 퍼지기 때문에, 목구멍과 구강을 거쳐 나온 타액을 검체로 활용하는 것이 더욱 정확한 진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부터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에 타액을 검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타액에서 비인두도말 검사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타액 방식은 비인두도말 검사보다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를 더 잘 검출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안 교수는 “지난해 미국에서 진행된 타액 비강 비인두도말을 비교한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상관성 조사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타액에서 더 많이 검출됐다”며 “타액 검체로 오미크론의 진단이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타액 자가진단은 검사자의 입속 환경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타액 방식의 검사에서 간섭을 줄 수 있는 물질 목록을 제시했다”며 “현재 국내에서 타액 자가검사키트의 허가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제품 사용 설명서에 간섭을 줄 수 있는 ‘비타민C 섭취 자제’ 등의 방법을 제시해 타액 간섭효과를 줄였다”고 전했다.

이어 “타액을 채취할 때 가글을 하거나 솜을 물었다 시약에 뱉는 등 방식의 타액 자가검사키트는 민감도(양성 확인율)가 떨어질 수 있다”며 “타액을 그대로 사용하는 진단키트를 활용함으로써 검체가 희석돼 민감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