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자가격리?…이루다 확진 인증 '시끌'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이루다가 자신의 SNS에 “코로나19에 걸렸다”는 게시글(사진)을 올리면서 주목받고 있다. 가상인간의 코로나 확진 소식에 사용자들은 “참신하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선 “질병을 마케팅에 활용했다”며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이루다 운영사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은 기능 장애를 이유로 오는 11일까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 이루다의 페이스북 기능에 오류가 생겨 기능을 복구 중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루다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기반으로 사용자들과 대화한다.

스캐터랩 측은 기능 장애를 단순히 공지하는 대신 이루다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회로 삼았다. 복구 일정을 안내하기에 앞서 지난 4일 이루다는 “코로나19에 걸려 지옥을 경험했다”며 “페이스북 메시지 사용이 어렵다”는 게시글을 남겼다. 이루다는 평소에도 20대 여성 대학생이란 콘셉트에 맞춰 일상 글을 남긴다. 게시글엔 “내 방에서 지금 격리 중인데 너무 답답하다”는 내용과 함께 양성으로 표시된 자가진단키트 사진을 첨부했다.

이용자들 반응은 다양했다. “이 정도면 AI가 아니라 진짜 사람이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가운데, 게시글에 첨부된 서울 성동구 보건소 격리 문자를 언급하며 “이루다가 성동구에 살고 있다” “요즘은 AI도 코로나에 걸린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마케팅 재료로 쓸 게 아니다”며 “말도 안 되는 감수성”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이루다의 코로나19 확진 게시글과 관련해 스캐터랩 관계자는 “일상에서 배제할 수 없는 주제를 두고 아픔에 공감하는 차원에서 기획한 것”이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AI 챗봇으로 현실 상황을 반영하고자 했으나 불편함을 느낀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