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콘텐츠와 AI의 만남…'펨테크' 스타트업 폭풍성장
젊은 여성들이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여성을 위한 성 관련 정보와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펨테크’(femaletechnology)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펨테크 스타트업 ‘아루’가 대표적이다. 성 지식 플랫폼 ‘자기만의 방’을 운영하는 아루는 최근 소풍벤처스, 퓨처플레이 이그나이트XL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 아루는 자체 제작한 성 지식 콘텐츠를 연재하고 있으며 임신·피임, 월경, 육아 등 여성에게 필요한 건강 정보와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월경 주기 다이어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콘텐츠는 국내외 책과 연구논문을 참고해 제작하며 외부 전문가 등의 검수를 받는다.

이명진 아루 대표(32·사진)는 “성과 관련 정보는 온라인상에 넘쳐나지만 부정확하고 광고성인 정보가 대부분”이라며 “정확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사내 벤처에서 시작한 아루는 2020년 9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 9월 개별 기업으로 독립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여성용품 편집숍을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했다.

아루 외에도 다양한 펨테크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 해피문데이도 한 사례다. 해피문데이는 유기농 순면 생리대 정기 구독 서비스로 시작해 생리 주기와 호르몬 변화를 측정·관리해주는 앱을 개발했다. 투자 업계에서 “펨테크계의 슈퍼 앱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평가받기도 했다.

작년 8월엔 펨테크 스타트업 5개 사가 모여 정보 교류와 사업 제휴를 위한 ‘펨테크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여성 전문 헬스케어 앱 닥터벨라의 운영사 ‘모션랩스’, 비대면 질염 및 성병 자가 검사 키트 제조사 ‘쓰리제이’, 임산부를 위한 운동 코치앱 헤이마마의 ‘더패밀리랩’ 등이 참여했다.

해외에서 펨테크 시장은 이미 성장세다.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펨테크 분야 투자 유치금은 12억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의 메이븐 클리닉은 1억1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기업 지위에 올랐다. 엘비는 8700만달러, 플로 헬스는 5000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마켓인사이츠는 세계 펨테크 시장이 연평균 16%가량 성장해 2027년 650억달러(약 80조2750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