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1조원을 올리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뒤를 이을 국산 신약을 내놓겠습니다.”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가 15일 기자와 만나 “면역항암제의 호주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올 5월 신청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1000억 종의 인간 항체 데이터를 보유한 항체 개발사다.항체는 대부분의 신약 개발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재료다. 항체를 이용하면 유도미사일처럼 약물이 특정 부위를 겨냥하도록 만들 수 있어서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신약 개발사들이 항체를 개발할 때 찾는 기업으로 첫손에 꼽힌다. HK이노엔, 레고켐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이 회사의 항체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최근 박셀바이오도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 후보물질의 특허를 이 회사와 함께 출원했다.와이바이오로직스는 자체 항체를 적용한 면역항암제 YBL-006으로 임상 2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5월 호주를 시작으로 한국 미국 등의 허가당국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YBL-006은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무력화할 때 표적으로 삼는 단백질인 PD-1을 겨냥한다. 30여 암종에서 효과를 내는 면역항암제 세계 1위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도 PD-1 대상이다. 하지만 암환자의 20~30%에게서만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키트루다와 함께 처방해 치료 효과를 높이려는 병용 연구가 활발하다. 현재 키트루다와 병용 임상은 세계적으로 900여 건에 이른다.와이바이오로직스도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가 가능한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박 대표는 “2024년 품목 허가를 신청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기 위한 정관 개정에 나서고 있다. 당장 사채 발행 계획이 없더라도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미리 늘려두려는 것이다. 수익 없이 수년간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엔 사채가 요긴한 자금 조달 수단이다. 일각에선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15일 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한도를 정률에서 정액으로 바꾸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현재 이 회사는 사채 발행 한도를 주식 전환 시 액면총액이 발행 주식 총수, 즉 시가총액의 30%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를 1500억원 이하로 바꾸려는 것이다.브릿지바이오의 시가총액은 2317억원이다. 전환사채는 기존 정관대로라면 발행 한도가 695억원이다. 정관을 변경하면 발행 한도가 두 배 넘게 늘어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사채 발행 한도를 발행 주식 수로 정한 바이오벤처는 우리가 거의 유일하다”며 “정관 변경은 업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취지”라고 했다.발행 한도 자체를 늘리는 곳도 적지 않다. 전환사채 기준으로 셀리버리(1000억원→1조원) 아이진(300억원→2000억원) 엘앤씨바이오(400억원→1000억원) 라파스(1000억원→2000억원) 올릭스(1000억원→2000억원) 싸이토젠(500억원→1000억원) 등이 이번 주총에서 발행 한도를 늘린다.일각에선 재무 지표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채는 주식 전환 시 자본이 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재무 지표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한 회계 전문가는 “최근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의 50%가 넘는 세전 손실이 발생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며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자본이 늘기 때문에 이 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유바이오로직스는 장티푸스 접합백신인 '유티프씨주'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유티프씨주는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한 장티푸스 백신이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단백 접합백신 기술인 '유브이씨티' 기술로 개발한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인 'CRM197'과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항원을 접합한 제품이다. 이 접합 백신은 면역세포의 일종인 B세포의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항원만 탑재한 백신과 달리, T세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필리핀 임상 3상에서 안전성과 면역원성 등을 확인했다.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 생산을 위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춘천 미생물 백신 원액 생산시설에 대해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받았다. 유럽 미국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요구하는 GMP 수준에 준하는 시설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장티푸스 백신에 사용하는 항원에 대해서도 수출허가를 받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해외 백신 공급을 위해 WHO에 사전 적격성평가(PQ)를 신청할 예정이다. 2024년부터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 입찰을 추진하고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국가별 품목 등록을 진행하기로 했다. 2024년 최대 1억회분 공급이 목표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인도 이집트 나이지리아 브라질 등에서 현지 유통사와 공급 협의를 논의 중이다.다른 백신과 함께 접종했을 때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세네갈 케냐 등에서 추가 임상 3상도 진행하고 있다. 홍역 백신, 황열 백신 등을 함께 접종한 뒤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품목허가를 신청한 이번 백신은 자체 단백 접합 기술로 개발된 첫 제품”이라며 “수막구균·폐렴구균 등의 접합백신에서도 임상을 진행해 해외에 백신을 대량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