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재해 예방 솔루션 시장이 통신사들의 새 전장터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 기폭제다. 통신망, 인공지능(AI) 등 기반 기술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이동통신사들의 강점이다.

중견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인 세종텔레콤은 AI 로봇 시스템 업체 현성, 티몬과 협력해 5세대(5G) 통신 특화망(이음5G) 기반 안전관리 플랫폼 사업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세종텔레콤은 경기 성남 분당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구축 중인 5G 특화망을 활용해 통신망과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성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접목한 ‘AI 레일로봇’을, 티몬은 통합관제 플랫폼을 맡는다. 플랫폼이 완성되면 물류업체 유통센터에 시범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업용 서비스 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은 폐쇄회로TV(CCTV)가 달린 지능형 레일 로봇이 물류센터 내외부를 움직이면서 응급재해상황을 포착해 실시간 고화질 영상으로 전송해주는 게 특징이다. 특정 건물 등 제한된 공간에 쓰는 5G 특화망을 활용해 전송 속도가 빠르고 24시간 빅데이터 처리가 쉽다.

앞서 KT는 기아 광주공장 내 제조현장 11곳에 ‘AI 오토펜스’를 설치했다. AI가 사람을 인식해 리프트를 자동으로 멈추게 하는 시스템으로, 3차원(3D) 공간을 인지하는 라이다센서 기술을 적용했다. KT 관계자는 “끼임, 협착 사고 위험이 있는 모든 현장에 적용 가능하다”면서 “조립라인과 차체 도장라인에도 (AI 가상펜스를) 추가할 계획이며 다른 사업자들과도 협력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협력해 ‘스마트 안전장구 관리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안전장구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안전모 턱끈, 안전고리 등에 적용해 작업자가 안전장비를 착용했는지 관리해준다. 전용 앱·플랫폼을 개발, 위험 여부를 미리 인지해 추락 사고도 방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30개 시범 현장을 선정해 5월부터 실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텔레콤도 건설 재해 방지 솔루션을 개발했다. 계열사 SK쉴더스와 ‘스마트 세이프티 플랫폼’을 구축해 사고가 잦은 SK건설 현장에 우선 도입했다. 지능형 이동식 CCTV·웨어러블 카메라에 AI를 접목한 생체 인식·IoT 센서·스마트밴드 기술을 활용해 출입 단계에서 작업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