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연봉 총액 올해 15% 올릴 것"
카카오 네이버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직원 처우 개선 작업에 나섰다. 카카오는 올해 연봉 총액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도 스톡옵션 제도를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카카오에 따르면 남궁훈 대표 내정자(사진)는 지난 13일 사내 게시판에 연봉 협상 재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연봉 협상 재원이 15% 늘어나면 카카오 개별 임직원 연봉 평균 증가율은 두 자릿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6%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카카오 관계자는 “관련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회사 측은 그러나 “연봉 관련 논의 내용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연봉 인상 의향을 밝힌 것은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논란으로 불안정해진 내부 민심 달래기로 풀이된다. 당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회사 상장 약 한 달 만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44만993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차익 878억원을 챙겨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의 연봉 총액 인상 방침은 경쟁사인 네이버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연봉 경쟁을 이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 1인 평균 급여는 2018년 8413만원, 2019년 8000만원, 2020년 1억800만원이었다. 네이버 1인 평균 급여는 2018년 7707만원, 2019년 8455만원, 2020년 1억248만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또 다른 스톡옵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전 직원에게 매년 1000만원 상당 스톡옵션을 지급해왔다. 지난해 7월부터 의무보유 기간이 없어 필요 시 바로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는 ‘스톡그랜트’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연봉 인상안을 발표하면 네이버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카카오의 새로운 연봉 인상 방침이 확정되면 네이버도 긴박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처우 개선은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인상 방침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하다. 이미 지난해 게임업계발(發) 임금 인상으로 카카오 네이버 두 회사 모두 인건비 지출이 늘어났다. 그 결과 카카오는 2021년 영업비용이 5조539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네이버는 같은 기간 영업비용이 5조4921억원으로 34.3% 증가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