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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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마스크 만큼이나 우리 일상에서 친숙해진 방역물품이 생겼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자가검사키트 이야깁니다. 약국, 편의점에서 개인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는 지난달 선별진료소에서도 도입이 되면서 확진자가 수만명대로 늘어난 팬더믹(감염병 대유행) 상황에 대응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진단키트 종류가 많아 자가검사키트가 무엇인지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가검사키트는 신속 항원진단키트를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입니다. 콧속에 있는 바이러스 단백질(항체)을 검출하는 원리입니다. 검사기, 면봉, 검체추출액이 포함된 튜브, 필터캡, 폐기용 비닐봉투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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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손을 거치지 않는 만큼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올바른 사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손을 깨끗이 씻는 게 필수입니다. 검체 채취 과정에서 오염을 막기 위해서죠. 다음으로 튜브의 덮개를 벗겨내고 제품 포장용기에 있는 구멍에 튜브를 꽂아 수평을 맞춰줍니다.

검체는 면봉을 콧구멍 안쪽 1.5~2cm 깊이에 넣은 뒤 10회 둥글게 표면을 문질러서 채취합니다. 이후 이 면봉을 앞서 개봉했던 튜브 속 끝까지 넣어준 뒤 또 10회 이상 둥글게 저어야 합니다. 면봉을 빼내기 전 튜브에 담은 채 한 번 쥐어짜준 뒤 필터캡으로 튜브를 닫습니다.

이젠 검사기를 개봉할 차례입니다. 검사기를 평평한 곳에 눕힌 뒤 검체추출액을 세 방울 정도 떨어뜨려줍니다. 검사결과가 표시되는 가운데 홈이 아닌 끝쪽 홈에 검체를 넣어야 합니다. 이후 15~30분 뒤면 검사 결과가 나옵니다 .‘C’ 부분에만 줄이 나오면 음성, C와 ‘T’ 양쪽 모두에서 줄이 나오면 양성입니다. 음성으로 나왔다면 비닐로 밀봉한 뒤 종량제 봉투에 넣어 생활폐기물로 버리면 됩니다. 양성이라면 비닐로 밀봉한 뒤 선별진료소에 제출해야 합니다.

의료현장에선 같은 방식이 적용된 전문가용 신속항원진단키트도 쓰이고 있습니다. 이 키트는 콧속 1.5~2cm 깊이가 아닌 10cm 깊이에 있는 비인두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입니다. 통상 코 내부에서 바이러스가 가장 많이 발견되는 위치죠. 자가검사키트는 일반인이 손쉽게 쓸 수 있도록 1.5~2cm 깊이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평가와 임상을 마친 제품이니 깊숙한 곳에서 검체를 채취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가검사키트의 정확도는 기준을 무엇으로 보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품목 허가 시에 제품 성능을 확인하는 지표로는 민감도, 특이도가 쓰입니다. 민감도는 양성 검체를 양성으로 판정하는 정확도, 특이도는 음성 검체를 음성으로 판정하는 정확도입니다. 전염성이 큰 코로나19 같은 질환을 검사할 땐 양성 환자를 잡아내기 위한 민감도가 특히 중요합니다. 국내 자가검사키트 5종의 민감도는 90~95%로 업체별 편차가 있지만 특이도는 100%로 동일합니다.

일선 현장에서는 이보다 정확도가 낮게 나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8일까지 전국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실시한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온 4만1016건 중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최종 확진된 비율은 70.5%(2만8905건)였습니다. 기기 평가를 위해 통제된 환경에서 이뤄지는 임상과 달리 실제 현장에선 감염 시기, 감염자 비율도 제각각이라 정확도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다만 이렇게 현장에서 확인한 정확도를 품목 허가 기준으로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상황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는 만큼 제품 평가가 일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확도를 보다 높이기 위해 에이아이더뉴트리진과 같은 일부 진단업체는 신속진단이 가능한 PCR 진단키트를 개발 중입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