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와 중국 이노벤트의 면역관문억제제 ‘신틸리맙’의 미국 승인이 미뤄지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릴리와 이노벤트의 ‘PD-1’ 면역항암제 신틸리맙에 대한 추가 임상을 요청했다.

릴리와 이노벤트는 지난해 8월, FDA에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비편평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신틸리맙과 릴리의 ‘알림타’ 및 백금화학요법 병용요법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ODAC 자문위원들은 14대 1로 미국 허가 승인을 위해서는 미국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임상 자료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FDA는 ODAC 전인 8일에도 ‘브리핑 문서’를 통해 한 차례 신틸리맙 임상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우선 중국에서 실시한 임상의 환자 다양성 문제를 지적했다. 리차드 파즈두르 FDA 우수종양학센터 소장은 “단일 국가 임상 결과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인종적 다양성’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진행하는 임상 평균치보다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았고 흡연자가 적었으며 중위 연령이 더 젊었다고도 했다.

전체생존기간(OS)이 아닌 무진행생존기간(PFS)을 1차 지표로 삼았다는 것도 지적했다. PFS를 1차 지표로 사용한 것은 미국 규제 표준을 충족하지 않고 미국 의료 관행과도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즈두르 소장은 “그동안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최소 7건의 승인이 있었지만 모두 OS를 기반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릴리가 기존 다른 PD-1 억제제에 비해 약의 정가를 40% 할인하겠다고 밝힌 이후에 나온 결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격이 승인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게 자문위 측 설명이다.

유일한 추가 임상 반대자인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의 조지 니에바는 “더 많은 약물이 경쟁할수록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임상의 다양성에 대한 필요성보다 건강 형평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릴리는 FDA의 브리핑 문서 발표 결과 후 성명을 내고 “자문위 결과에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FDA가 신틸리맙 검토를 완료했기 때문에 FDA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회사는 임상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