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전의 AI와 비즈니스 모델]<2>차기 정부가 해야 할 디지털·AI 정책 (1)
이경전 경희대 교수

이경전 경희대 교수

디지털·AI 정책은 대한민국이 20년 내에 G3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자 도구다. AI 산업을 G3국가 도약의 핵심 견인차로 활용하여, 10년 내 세계 10대 기업 1~2개, 2042년 세계 10대 기업 3~4개를 대한민국에서 배출한다는 목표로 뛰어야 한다. 이미 G8 국가로 도약한 한국의 국격에 걸맞은 글로벌 통신사(위성통신과 AI기술 기반의 제4 이통사 선정), 글로벌 방송사(KBS를 민영화하고, AI 및 위성 기술 기반 방송사로 개혁), 글로벌 Event(AI·로봇분야 CES·MWC·WEF 육성)를 육성하고 지원하여 한국의 상징자본과, 문화 자본의 극대화를 준비해야 한다. 디지털·AI가 융합되는 사회 모든 부문에 자유의 바람, 민주화의 바람, 건강한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어 생산성을 제고하고 가격을 낮추면, 수요가 증가되어 경기가 좋아진다. 그 결과로 창업과 일자리가 창출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과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것이다. 한편 사회 각 부문의 격차(빈부, 지역, 성별 등)를 디지털·AI로 해소하여 국가의 지적 자본을 더욱 단단하게 구축하고, 사회의 인프라를 지능 인프라로 구축하며, 모든 정부 서비스를 초맞춤형, 초자동화하는 HYPER(超) 정부로 재탄생하는 주춧돌을 마련해야 한다.

1982년 야간 통행 금지 해제,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처럼, 지나고 보면 너무나 당연한 자유를 제한했던 과거의 유물을 제거하는 게 마땅하다. 국민 복리를 증진하고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의료 분야에서는 원격 진료 및 디지털 치료제를 전면 허용하고 관련 규제를 일소하겠다는 선언을 새 대통령이 함으로써 증가하는 의료 수요에 대처하고, 국민 건강 및 수명을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한다. 원격 의료는 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설득해야 한다. 병원 규모간 격차 해소를 위해 1차 병원 및 홍릉 의료 특구 등 의료 특구부터 먼저 시작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고 의료 AI 기업과 신산업이 한국에서 성장할 수 있다.

타다, 우버 등으로 대표되는 혁신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새정부는 전면 허용해야 한다. 우버, 그랩, 카림이 안되는 유일한 나라 한국이라는 불명예를 씻고 국민 이동 수단의 자유를 확보해 주어야 한다. 콘택트 렌즈, 안경, 선글라스, 와인, 의약품 등 금지되었던 온라인 판매 품목을 전면 자유화하여야 한다. 개인 신분 인증 기술로 얼마든지 미성년자에 대한 주류 판매 금지 등 소비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세상이다.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온라인에서도 할 수 있음을 천명하는 '온오프라인 차별 금지' 대헌장/선언/기본법이 필요하다.
비실명폰도 이제는 자유화해야 한다. 익명으로 통화할 권리를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국가 권력이 국민 의사소통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려는 유혹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이는 새로운 통신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농업 분야에서도 농사짓는 방법의 자유를 확대하여, 데이터 기반 농업을 활성화하고, 농업 기계화 촉진법이 오히려 농업의 자동화를 가로막고, 농업 보조금이 되려 농민들이 열심히 사는 것을 가로막는 현실을 개혁해야 한다. 원격 의료와 농업 자동화는 옆나라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점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지난 5년 비효율적으로 비대해진 정부의 개입을 원위치로 돌려놓는 ‘규제와 관치로부터의 해방’ 정책이 필요하며, 사회에 만연한 디지털 포퓰리즘을 폐기해야 한다. 국민 세금을 비효율적으로 갉아먹은 지역 화폐, 제로페이를 폐지하고 관련기관도 폐지해야 한다. 관치 배달, 관치 포탈 등 관치 플랫폼을 없애 정부가 시장의 플레이어로 나서지 못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세금이 낭비된 것을 반성해야 한다. 일자리는 민간 산업 활성화를 통해 창출한다는 원칙을 확인해야 한다. 데이터를 누가 쓸지에 대한 고민 없이 엄청난 돈이 집행되고 있는 데이터 댐 사업 역시 폐기해야 한다. 예산 나눠먹기로 이미 전락했기 때문이다. 구축한 데이터가 구축 주체 외에는 사용 못하도록 정밀도를 낮추게 마련인 데이터 사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AI기업 사이에 많다. 누구를 위한 데이터 축적인가? 이렇게 수집되는 데이터는 단순한 참고목적 외에는 효용이 없는 혈세 낭비일 뿐이다.

한국은 기술혁신 창업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금만 있을 뿐 같이 성장하고 위험 감수하는 전문가 자본이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 시장은 좁기 때문에 혁신기업의 기술이 신속히 상용화되고 해외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페셔널한 자본금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하므로, 각종 공공, 민간기관의 벤처 투자 규제 철폐, 공공 펀드 투자 꼬리표 폐지 등 각종 투자 규제를 폐지하고, 이미 카르텔화 되어 있는 기존 벤처캐피탈(VC)업계에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어 투자의 병목을 해소해야 한다. 카카오(중국 텐센트가 투자), 쿠팡(일본 손정의 투자), 뤼이드(일본 손정의 투자), 마켓컬리(중국 자본 투자), 배달의 민족(독일 기업에 인수), 야놀자(일본 손정의 투자) 등 한국 대표 스타트업에 대해 국내 거대 자본의 투자가 오히려 부진했던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G8에서 G3국가로 가는 목표에 걸맞은 거대 민간 투자 자본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국민의 힘으로 개혁해야 한다. 국내 VC는 투자 규모는 커졌지만 여전히 위험 투자에 소극적이다. VC의 위험 투자를 제약하는 기존 인센티브 체계를 개혁하고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펀드 운용에 있어 정부와 지자체의 입김이 지난 5년간 더 커졌다고 평가받는 모태펀드에서 정치 영향을 배제하고, 모태펀드와 벤처캐피털 간 위계적 ‘갑질’ 문화를 타파하는 개혁을 해야 하며, VC산업과 경쟁 산업인 크라우드펀딩 확대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 투자 한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크라우드 펀딩이 가장 발전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기능이 다한 지대추구(Rent Seeking) 기관 사업을 폐지하고, 더 나아가 그 기관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 기업부설 연구소 제도가 얼마나 유명무실하고, 오히려 가정 창업, 차고 창업을 방해하고 있는지, 벤처기업지정제가 얼마나 허무한 제도인지 창업을 해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예전엔 필요했으나 이젠 효용이 다한 舊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이런 사업으로 연명하고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은 이제 다른 자구책을 찾도록 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2편에서 계속)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 &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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