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분석] SK바이오팜, 중국 진출 발판으로 제3국가 추가 진출 가능성 열려
SK바이오팜은 20여 년간 신약을 개발해왔다. 솔리암페톨이 수면장애를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 ( F D A ) 승인을 받 아 2 0 1 9 년 7 월 , ‘수노시(SUNOSI)’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됐다.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11월 FDA 승인을 받아 2020년 5월 ‘엑스코프리(XCOPRI)’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출시됐다. 이후 2021년 6월, ‘온투즈리(ONTOZRY)’라는 제품명으로 유럽 시장도 선을보이게 됐다.

허가 성과뿐 아니라 기술이전 사례도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유럽 아벨테라퓨틱스와 일본 오노파마약품공업에 기술이전됐다. 솔리암페톨은 재즈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아시아를 제외한 전 세계에 기술이전되는 등 SK바이오팜은 해외 파트너사 대상 기술이전 성과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최근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 또한 향후 회사의 가치(밸류)를 더욱 높여줄 것으로 판단한다. 진출하지 않은 제3 국가에 추가 진출할 가능성 또한 열려 있다.

엑스코프리, 향후 40여 개국에 추가 출시 계획
SK바이오팜의 주가수준(밸류에이션)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유럽에 기술이전했지만 미국에서는 2020년 5월 출시 후 직접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SK라이프사이언스라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 미국 중추신경계 전문의에 영업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채용해 마케팅과 영업을 진행 중이다.

엑스코프리의 특장점은 임상 데이터다. 엑스코프리는 기존 뇌전증 치료제에 비해 뛰어난 발작 억제 효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약물이다. 뇌전증에서 중요한 유효성 지표인 완전 발작 소실률을 살펴보면, 엑스코프리는 21%인 반면 경쟁 약물들은 10% 이하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제퍼슨 종합 뇌전증 센터 등 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기관의 교수 및 의사들도 엑스코프리가 환자 삶의 질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극찬했다.

다만,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미국 대면 마케팅이 어려운 상황인 탓에 당장 높은 성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다. 엑스코프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미국 처방액은 503억 원으로 기존 가이던스 600억~800억 원 달성은 가능해 보인다.

영업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독일, 덴마크, 스웨덴에 제품을 출시했다. 앞으로 40여 개국에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내년 성과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판매관리비의 효율화를 위해 엑스코프리와 같이 판촉을 할 수 있는 다른 신경과 약물을 확보하려 노력 중이다.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영업 지렛대(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 현지법인과의 협업 기대
SK바이오팜의 글로벌 진출 현황을 살펴보면 시장이 미국, 유럽, 일본에 국한되지 않고 계속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현지법인인 이그니스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총 1억8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다.

계약금 2000만 달러와 이그니스 지분가치 1억5000만 달러에 대한 평가금액은 3~4년에 걸쳐 SK바이오팜의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다. 나머지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1500만 달러는 세노바메이트가 중국 규제기관에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시점에 수령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를 포함한 6개의 제품 및 파이프라인의 중국 판권을 현물출자해 우선주 44.9%를 받아 1대 주주가 됐다. 6디멘션캐피털 등 재무적 투자자가 2022년까지 1억8000만 달러를 출자하게 된다. 이그니스는 중국에서 6개의 현물 및 SK바이오팜이 개발하는 추가 파이프라인의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이그니스에는 사노피·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 출신의 최고경영자 및 인허가·임상·상업화 전문 경영진이 포진돼 있다. SK바이오팜 또한 C레벨 경영진을 파견한다. 엑스코프리를 처음으로 출시하는 시점은 3~4년 후로 예상된다.

이때 SK바이오팜의 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당장의 중국 매출보다는 이그니스의 가치가 SK바이오팜의 가치 향상에 더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무적 투자자의 펀딩은 시리즈A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1억8000만 달러 수준에 달했다. 이그니스가 중국에 상장된다면 SK바이오팜의 가치도 향상될 것이다. 이번 계약에서 동사는 현금 투입 없이 가지고 있는 현물자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중국 진출에 성공했다. 미래가치 상승 또한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의 파이프라인 현황을 살펴보면 세노바메이트가 전신강직간대발작(뇌전증)에서 3상을 진행 중이다. 카리스바메이트의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의 임상 3상이 조만간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후기 임상 및 허가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중추신경계 질환뿐 아니라 의약품에서 가장 큰 시장인 항암제에 대해서도 2022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목분석] SK바이오팜, 중국 진출 발판으로 제3국가 추가 진출 가능성 열려
<저자 소개>

[종목분석] SK바이오팜, 중국 진출 발판으로 제3국가 추가 진출 가능성 열려
박병국
중앙대 약학부를 졸업하고 대웅제약 개발팀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이후
현대차증권에서 애널리스트 업무를 시작했다. 현재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을 담당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2년 1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