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검증된 노바백스 백신 허가로 접종률 올라갈 것"
최근 국내 허가를 받은 미국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제품명 뉴백소비드)에 대한 의료계 기대가 커지고 있다. B형간염 백신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돼온 만큼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는 합성항원 방식이라는 점에서다. ‘대세’로 자리잡은 화이자 모더나와 같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은 장기적인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 기술이다. 이 때문에 노바백스 백신은 ‘백신 포비아(공포)’를 진정시키고 85%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백신 접종률(2차 접종 기준)을 끌어올릴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4000만 회분(2000만 명분)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과 별개로 개발 중인 백신(GBP510)도 합성항원 방식이다.

○안전성 검증된 방식 적용

김선빈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사진)는 최근 “유통과 보관이 편리하고 안전성이 검증된 합성항원 백신 허가로 국내 백신 접종률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점을 노바백스 백신과 같은 합성항원 백신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이 방식은 기존에 B형 간염, 자궁경부암 백신 등으로 개발돼 오랜 기간 적용돼 왔기 때문이다.

합성항원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일부 단백질을 뽑아내 유전자를 재조합한 방식의 백신이다. 코로나19의 경우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몸속에 넣어 항체를 생성해내는 방식으로 바이러스에 대응한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은 미국과 멕시코에서 18세 이상 성인 3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90%에 달하는 예방 효과를 보였다. 특히 안전성 측면에서 이상 반응 대부분이 경증, 중등증으로 경미했다.

김 교수는 “mRNA 백신 역시 철저한 검증과 임상 과정을 거쳤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새롭게 적용된 방식”이라며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은 오랜 기간 안전하게 사용돼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작용 우려 때문에 기본 접종을 아직 하지 않은 국민이 적지 않다”며 “노바백스 백신이 기본 접종으로 폭넓게 활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국내에서 1, 2차 접종 용도로 승인받았다.

○상온 유통도 강점

유통과 보관 편의성도 뛰어나다. mRNA 백신이 냉동 보관이 필요한 반면 합성항원 백신은 2~8도에서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 초저온 유통 시스템이 부족한 저소득국가의 접종률 제고에 합성항원 백신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도 mRNA 백신은 저장 설비를 확보해야 해 보급이 녹록지 않았는데 합성항원은 이런 점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처럼 다회용이 아니라 1인용 병입(프리필드시린지)이라는 점도 높게 평가된다. 다른 백신처럼 희석하거나 여러 인원에게 나눠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의료진으로서는 접종이 매우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백신 접종률 제고 기대

안전성과 편의성을 앞세운 합성항원 백신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백신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교수는 “기존 백신은 저소득국가에서 관련 보관 설비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합성항원 백신은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이런 애로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노바백스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에 올라 있고 유럽의약품청(EMA)도 긴급사용 승인을 했다.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긴급사용승인이 내려져 있다.

안전성 부문은 해외에서도 접종률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경우 1차 접종률이 74% 수준에 그친다. mRNA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노바백스 백신은 높은 예방효과뿐 아니라 중증 진행률도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코로나19에 감염돼 발생할 수 있는 사망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