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국내 금융사 중 처음으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 참가해 인공지능(AI) 뱅커를 활용한 혁신 금융서비스를 시연했다고 7일 발표했다.신한은행은 현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지난 12월 서울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에 설치한 AI 기반 업무 안내 서비스 기기인 ‘AI 컨시어지’와 실시간 화상 상담 시스템 ‘디지털 데스크’를 설치했다. 관람객들에게 'AI 뱅커' CES 관람객에게 AI 뱅커가 고객의 방문 목적에 따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시연했다.AI 컨시어지는 대형 디스플레이에 가상의 직원을 나타나 은행 업무를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얼굴인식, 열화상 카메라, 음성인식 마이크 등 센서가 기기에 달려있고, 지점에 방문하는 금융 소비자를 맞이하고 안내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필요한 업무를 안내받을 수 있고, 환율과 날씨 등 다양한 생활정보도 함께 전달한다.신한은행은 이번 CES 참가를 준비하며 AI 뱅커에게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학습시켰다. 실제 시연에서 AI 뱅커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영어로 말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향후 신한은행은 AI 학습을 고도화 해 더 다양한 언어를 지원할 예정이다.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CES 참가를 통해 신한은행이 그동안 추진한 디지털 전환 노력의 결실인 혁신적인 미래형 영업점 모델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신한금융그룹의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선보여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연결, 융합, 확장.’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를 주제로 6일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CES 2022 기술 및 비즈니스 트렌드 웨비나-애널리스트가 본 CES 2022 트렌드’에 참가한 전문가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른 단어다.올해 CES는 로봇, 메타버스,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등의 첨단기술이 하나로 뭉치고 진화해, 그 경계마저 뛰어넘는 거대한 혁신 경연장으로 집약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분석이다.전문가들은 기반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사업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다른 업종 기업과 제휴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영역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CES에서 완성차기업 현대자동차가 사업에 로보틱스와 메타버스를 접목할 계획을 밝히고, 전자회사인 소니는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게 그런 예다.LG전자도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을 소개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융·복합 기술 기반의 스마트산업 시대로 접어들면서 모빌리티는 시장 크기가 원래의 5배, 10배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새로운 성장성을 갖추게 됐다”고 분석했다.산업 간 경계만 무너지는 게 아니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과 가상세계 간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 송용주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메타버스가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 김열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TV에 NFT를 사고파는 플랫폼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했고, LG전자도 비슷한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종(異種) 산업이 협력하는 윈-윈 비즈니스 기회가 많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선한결/이시은/배성수 기자 always@hankyung.com
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는 사람을 ‘멀티 플레이어’라고 한다. 사람의 뇌를 모방해 설계한 인공지능(AI)은 이런 능력이 떨어진다. 국내외 연구진이 AI를 멀티 플레이어로 만들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이상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사진)와 김동재 미국 뉴욕대 박사후연구원은 ‘강화학습 중 편향(bias)-분산(variation) 상충 문제에 대한 전두엽의 해법’이란 논문을 세계 3대 학술지 ‘셀’의 하위 저널인 ‘셀 리포트’에 실었다고 5일 발표했다.AI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주요 원리 중 하나인 강화학습은 데이터 반복 주입과 수학적 알고리즘을 토대로 이뤄진다. 그런데 알고리즘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데이터를 과하게 입력하면 문제가 약간만 달라져도 AI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를 출력값의 분산이 커지는 ‘과대적합(overfitting)’ 문제라고 한다.반대로 데이터를 다양하게 주입할 경우 비슷한 문제에 대한 답을 대충 내놓기는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출력값의 편향이 커지는 ‘과소적합(underfitting)’ 문제라고 한다. 과대적합-과소적합 상충 문제는 AI 개발의 오랜 난제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AI가 특정 사안을 주의 깊게 다루면서 다른 상황도 적절히 살피는 사람 같은 능력이 생긴다.연구팀은 사람의 뇌 전두엽의 한 부위인 ‘복외측 전전두피질’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복외측 전전두피질은 양쪽 눈과 귀 사이에 각각 위치한 뇌 영역이다. 연구팀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뇌를 실제로 관찰한 뒤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들어 이를 증명했다.이상완 교수는 “AI는 못 푸는 문제가 사람에겐 정말 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며 “뇌의 다양한 능력을 AI 관점에서 풀어낸 연구로 차세대 AI 개발, 스마트 교육, 행동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