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공동위원장(왼쪽부터)이 김영한 가우스랩스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등과 토론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공동위원장(왼쪽부터)이 김영한 가우스랩스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등과 토론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신사업을 두고 할 일을 정하기 전에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 원칙을 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필요한 규제가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김영한 가우스랩스 대표는 16일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정책 컨퍼런스’에서 “정부는 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대규모로 똑똑하게 처리하고, 그렇지 않은 일엔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가우스랩스는 지난해 8월 출범한 ‘산업 AI’ 스타트업이다. 제조 현장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 효율을 올려주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이 첫 번째 과제다. 그는 “한국이 산업 AI에서 1등을 하려면 기존 1등인 제조업부터 AI를 적용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이 제조업 투자 경쟁을 벌이는 시대엔 AI·DX가 혁신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AI 반도체칩을 제작하는 스타트업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는 “AI가 등장하면서 기존 산업에서도 스타트업이 경쟁할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반도체산업이 그런 예라는 설명이다. 백 대표는 “반도체는 기술지배적이고 자본집약적인 산업 특성 때문에 그간 대기업만 할 수 있는 일로 통했지만 이젠 아니다”며 “AI 반도체가 필요한 새 시장이 크게 생긴 덕에 스타트업이 수요를 공략할 수 있고, 반도체 개발 과정에도 AI를 적용해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퓨리오사AI는 최근 약 4년 반의 개발기간을 거쳐 첫 번째 자체 실리콘 칩을 출시했다.

AI 스타트업 경영자들은 AI 인재 확보를 위한 국가적 투자가 필요하다고도 입을 모았다.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는 “최근 기업들이 개발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개발자 대란’이 심각하고, 특히 AI 분야는 더욱 그렇다”며 “이는 국가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재 육성의 발목을 잡는 학과별 대학교 입학 정원 제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