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노트] 진화섭 대표 인터뷰②-끝
(1부에 이어)
리스큐어 “내년 면역항암제 임상 계획…후보물질 지속 발굴할 것”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는 질환에 적합한 후보물질을 탐색(스크리닝)하는 플랫폼을 통해 현재까지 15개 후보물질을 확보했습니다.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인 두 개의 후보물질에 이어, 내년에 추가 후보물질의 임상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향후에는 ‘메타지놈’ 비즈니스를 통해 더 많은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리스큐어바이오는 질환마다 각기 다른 후보물질을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질환마다 원인과 치료 방법이 다르기에, 각 질환마다 적합한 후보물질을 적용해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만난 진화섭 리스큐어 대표는 “특정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면역 반응이 존재하면, 그 면역반응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미생물 관련 후보물질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로 미생물 자체를 활용하거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다. 또 엑소좀 등 미생물에서 유래한 대사산물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만큼 많은 후보물질을 갖고 있단 의미다. 리스큐어는 현재까지 15개의 후보물질에 대해 동물실험을 마쳤다.

진 대표는 “리스큐어는 면역항암, 대사질환, 자가면역질환, 퇴행성 뇌질환 등 각 질환별 스크리닝 플랫폼으로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의 항목을 시험하고, 이 자료(데이터)를 수치화해 후보물질을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LB-P8’을 예로 들었다. LB-P8은 초기부터 단일기전이 아닌 복합 작용기전에 초점을 두고 가능한 후보물질을 탐색했다는 설명이다. 진 대표는 “초기 스크리닝 단계에서 간내 지방증, 염증, 섬유화에 동시에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안전한 신규 단일 미생물을 확보했다”며 “이후 다양한 동물모델을 포함하는 자체 대사질환 플랫폼에서 효능 관련 기전을 확인하고 LB-P8의 개발을 시작했다”고 했다.
“비병원성 미생물 활용 면역항암 주사제, 내년 임상 진입”
리스큐어가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 후보물질은 ‘LB-P2D’다. LB-P2D는 미생물 자체를 활용해 주사제형으로 개발 중이다.

전 세계에서 미생물 기반의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기업은 리스큐어를 포함해 다섯 곳에 불과하다는 것이 진 대표의 설명이다. 진 대표는 “이중에서도 리스큐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병원성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성 미생물을 활용한 면역항암제는 유전자를 조작해 독성을 제거한 후 체내에 투입해, 인체에서 다시 독성을 보이는 등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있다”며 “LB-P2D는 비병원성 미생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유전자 조작을 할 필요가 없어, 안전하면서도 항암면역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기존 경구제형의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와 달리, 주사제로 개발해 암세포나 면역세포에 빠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진 대표는 “특히 회사만의 공정개발을 통해 비병원성 미생물을 특수한 조건으로 배양해, 효능과 안정성을 극대화했다”고 자신했다.

리스큐어는 다수의 전임상에서 LB-P2D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에서 LB-P2D를 저·중·고용량군으로 나눠 단회 투여한 결과, 고용량 투여군에서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를 확인했다. 용량에 따라 효과가 증가하는 용량의존적 항암 효능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크기가 큰 종양에 대해서도 억제 효능을 확인했다. 종양세포를 주입한 마우스 모델에서는 통상 암 덩어리의 부피가 약 70~100세제곱밀리미터(㎣) 크기일 때 LB-P2D를 투여한다. 리스큐어는 이보다 암이 더 성장한 2000~5500㎣의 크기로 종양이 자라난 개체에 LB-P2D를 단회 투여했다. 여기서 암이 줄어드는 양상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초기에서 말기 암 환자까지 넓은 범위에서 암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 대표는 설명했다.

종양재발모델에서는 암 재발을 억제했다. LB-P2D 유효농도 투여군과 대조군인 ‘PBS’ 투여군을 비교하는 실험에서 대조군 전체 개체에서는 종양이 계속 자라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LB-P2D 투여군은 11일째 완전관해를 달성했다. 또 62일이 지난 시점에 LB-P2D 재투여 없이 종양세포만을 다시 주입해도 암이 전혀 형성되지 않았다고 진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LB-P2D 투여로 인해 기억 T세포(memory T cell)가 유도돼 오랜 기간동안 암의 재발이 억제되는 것을 관찰했다”며 “향후 임상적으로 암 재발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스큐어는 내년 상반기에 LB-P2D의 반복투여독성시험을 마친 후, 하반기 미국에서 1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이승재 기자

사진=이승재 기자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엑소좀 활용 주사제로 개발 확장 계획
리스큐어는 내년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 ‘LB-P4’에 대해서도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LB-P4는 자연계에서 분리한 단일 미생물을 활용한 경구 치료제다.

진 대표는 “LB-P4는 파킨슨 동물모델에서 운동능력 개선과 신경세포 보호 효능을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 동물모델에서도 아밀로이드베타 축적을 억제하고, 신경염증 개선과 단기 기억 및 장기 공간기억능력 등 행동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리스큐어는 LB-P4를 미생물 자체를 활용한 치료제로 개발함과 동시에, 미생물이 생성하는 엑소좀 개발을 통해 적응증 및 투여 경로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엑소좀의 신경세포 보호 효능과 뇌신경으로의 이동을 밝혀냈다는 설명이다.

진 대표는 “LB-P4 균주로부터 다량의 엑소좀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분리·농축해 실험한 결과, ‘6-OHDA’에 의해 유도된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했다”며 “조직 염색법을 통한 분석에서도 엑소좀이 장과 뇌 조직간의 신호전달이 이뤄지는 미주신경(vagus nerve)의 결절종(nodose ganglion)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리스큐어는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제를 주사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진 대표는 “내년에는 NASH 및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의 2상에 진입하는 것에 이어, 면역항암제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에 진입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글로벌 협력을 할 수 있는 미국 연구소 및 병원그룹과 계약을 체결해 연구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특정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도 논의 중이라고 했다. 2023년 이전에 두 건의 기술이전을 체결한다는 목표다. 그는 “향후에는 정상인과 환자의 장내 미생물 면역 프로파일을 분석해 맞춤형 처방을 할 수 있는 메타지놈 비즈니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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