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KBIC 2021)’ 마지막 날인 7일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놓고 열띤 발표가 이어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6월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을 18년 만에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허가한 것을 계기로 관련 성장 잠재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분야다.

홍유석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바이오젠의 아두헬름 승인은 해당 물질의 우수성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반드시 찾겠다는 FDA의 의지를 보여준 사건”이라며 “바이오 벤처에 희소식”이라고 했다. 디앤디파마텍의 핵심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은 알츠하이머 증상 가운데 하나인 신경염증을 타깃으로 하는 ‘NLY01’이다. 내년 초 임상 2상에 들어가는 물질로, 염증을 일으키는 미세아교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같은 물질로 파킨슨병 치료제도 개발 중인데, 임상 2상이 내년 하반기면 마무리된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보다 진도가 빠르다. 홍 대표는 “2023년 상반기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샤페론은 디앤디파마텍과 마찬가지로 신경염증을 타깃으로 하지만 공략법은 다르다. 발표자로 나선 김정태 샤페론 전무는 “80여 개 염증 질환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인플라마좀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신경염증을 차단한다”고 소개했다. 샤페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최근 국내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멥스젠은 신경염증뿐 아니라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막는 방식으로도 알츠하이머를 치료한다. 알츠하이머 파이프라인이 두 개인 셈이다. 김용태 멥스젠 대표는 “내년 중반기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겠다”며 “글로벌 제약사와도 공동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를 전신 발작 치료제로도 개발해 2024년 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할 수 있는 뇌종양 치료제는 내년 임상 1상에 들어간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