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E부문과 IM부문을 통합한 세트부문 수장으로 임명된 한종희 부회장. /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CE부문과 IM부문을 통합한 세트부문 수장으로 임명된 한종희 부회장. / 사진=삼성전자 제공
7일 삼성전자의 김기남(DS·반도체) 김현석(CE·소비자가전) 고동진(IM·IT모바일) 대표 전원 교체는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한 ‘뉴삼성’ 의지가 반영된 강수다. 특히 CE와 IM부문을 세트(CE/IM)부문으로 합치고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통합 수장을 맡은 점이 주목된다.

CE와 IM부문 모두 ‘성과’를 내고 있던 참이다. CE부문은 TV가 15년 연속 글로벌 1위를 독주 중이다. 네오QLED에 이어 마이크로LED를 내세워 선두 수성에 나섰다. 냉장고 등 생활가전 라인업도 소비자 취향과 공간에 따라 ‘맞춤형’으로 바꾸는 비스포크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IM부문 역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다. 특히 승부수를 던진 폴더블폰이 올해 본격 궤도에 올랐다. 갤럭시Z폴드3·플립3 흥행으로 사실상 폴더블폰 시장을 독점했다.

잘하고 있는 두 부문을 합친 이유는 “조직간 경계를 뛰어넘는 전사 차원의 시너지 창출과 고객경험 중심의 차별화된 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라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 가령 지난 10월 선보인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이 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이 제품은 고객 취향대로 색상과 디자인을 조합할 수 있는 비스포크 콘셉트를 스마트폰에도 확대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앞면과 뒷면, 테두리(프레임) 색상을 마음대로 선택해 총 49가지 조합이 가능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내 ‘비스포크 스튜디오’에서 직접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게 해 고객의 다양한 취향과 요구를 반영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선보인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 사진=한경 DB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선보인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 사진=한경 DB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같은 ‘눈에 보이는’ 제품이 우선 체감되는 케이스지만, 훨씬 더 많은 부분에서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부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가전들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IoT 플랫폼 ‘스마트씽스’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어·관리하는데 대부분 무선사업부 기술을 통해 가능하다”면서 “최근 인기인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는 스마트씽스가 빠지면 의미가 없는 제품이다. 가전이 단말 역할을 하는 셈인데 통합 세트부문에선 이런 연결성이 한층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CE와 IM부문을 분리한 지 10년 만에 다시 통합했다. 당시엔 급성장하는 IM부문을 키운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 지금은 가전과 무선사업의 경계 붕괴, 스마트가전화 추세 등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더 중요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CE부문)이던 한종희 부회장이 통합 수장으로 세트부문을 이끄는 것은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IM부문)보다 선임급이라서다. 한 부회장은 1988년, 노 사장은 1997년 각각 입사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CE부문 강화, IM부문 흡수 식의 구도는 아니란 얘기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