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에 벤처투자 민간 펀드 자금 운용을 맡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 시장이 커지면서 개인 고액자산가들의 스타트업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엑셀러레이터는 초기 스타트업이 성장하도록 투자·업계 인맥 연결·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엑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최근 삼성증권, DB금융투자와 함께 벤처·스타트업 투자용 펀드를 줄줄이 결성해 운용에 나섰다. 삼성신탁블루포인트2021개인투자조합(113억6900만원 규모), 블루포인트디스커버리벤처투자조합2호(96억원), DB컨티뉴이티벤처투자조합2호(50억원 규모) 등이다.

이 펀드들은 모두 자산가 투자자들의 수요에 따라 증권사들이 만든 블라인드 조합 형식 신탁 상품이다. 삼성증권이 조성한 펀드의 경우엔 자산 규모 30억원 이상인 투자자 40여 명이 모여 출자했다.

최근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 붐이 배경이 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결성된 신규 개인투자조합 수는 418개로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 늘었다. 같은 기간 기준 벤처투자 개인조합 운용액 규모(1조2127억원)는 작년 동기에 비해 55% 커졌다. 활황세인 스타트업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연말 정산시 구간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자산가들의 투자 수요가 높아졌다는 게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 펀드에 모인 자금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앞서 발굴해 투자를 벌인 기업들의 후속 투자에 투입된다. 각 펀드 운용액의 약 절반은 창업 3년 이내 스타트업에, 남은 절반은 다른 IT·바이오 기업 등에 투자한다.
역할 커진 액셀러레이터…증권사 벤처 펀드 운용도 맡는다

이같은 추세는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간엔 스타트업 초기만 도와주던 엑셀러레이터가 창업 3년이 넘은 스타트업에 후행 투자 또한 주도할 수 있어서다. 스타트업이 초기 ‘반짝 성장세’를 보인 뒤 확장 과정에서 제때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고꾸라지기 십상인 ‘데스밸리’ 단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지나도록 지원할 수 있다. 앞서는 액셀러레이터의 후행 투자가 법으로 막혀있었으나 작년 8월 벤처투자촉진법 시행으로 규제가 상당폭 풀렸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기존 유사 서비스가 없는 혁신 스타트업일수록 확장기 초반에 투자금을 제때 유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최근 펀드 결성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의 시리즈A 단계 전 후속 투자 유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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