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NFT 프로젝트 울프 게임. 출처=Wolf game 트위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NFT 프로젝트 울프 게임. 출처=Wolf game 트위터
NFT(대체불가능토큰) 시장이 날로 커지면서 '제2의 크립토펑크'는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크립토펑크는 누적 거래액이 20억 달러를 넘은 대표적인 NFT 프로젝트다.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시(opensea)에서 거래되는 NFT 프로젝트만 7600여 개에 이르며, 하루에도 수십개씩 새로운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크립토 네이티브(가상자산 및 블록체인에 관심 많은 사람들)와 NFT 투자자 사이에서 최근 인기가 커지는 프로젝트로는 울프 게임, 체인 러너스, 메카버스, RTFKT, 루트 등이 있다.

울프 게임과 늑대와 양이 있는 농장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늑대 보유자는 양을 잡고 양 보유자는 늑대로부터 지키는 단순한 설정이지만, 게임을 잘하면 현금화가 가능한 게임 화폐를 벌 수 있다. 그 자체로 NFT인 늑대·양을 시장에서 판매할 수도 있다. 울프 게임 NFT는 이달 들어 오픈시에서 전체 프로젝트 중 거래액 2위에 올랐다. 29일 기준 지난 1주 동안 거래액도 7위다.

체인 러너스는 '컬렉터블' 분야 신흥 강자다. 수집품을 뜻하는 컬렉터블 NFT는 디지털 일러스트, 동영상 등을 NFT로 만든 것을 말한다. 체인 러너스도 NFT는 단순한 그래픽의 만화 인물 일러스트다. 다른 컬렉터블 NFT와 차별점은 '이야기'를 붙이려는 시도를 한다는 점이다. 체인 러너스 NFT의 인물들은 '메가 시티'라는 독재자의 도시에서 탈출한 사람이란 설정을 부여했다. 해당 NFT 거래자들끼리 이런 이야기에 살을 붙여서 '사이버펑크' 콘텐츠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NFT는 오픈시에서 지난 1주 동안 거래액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체인 러너스 NFT. 출처=Chain runners 트위터
체인 러너스 NFT. 출처=Chain runners 트위터
메카버스는 건담 일러스트를 NFT로 만들어 판다. 1990년대 유행한 메카(일본어로 로봇을 뜻하는 은어) 문화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다는 평가와 함께 출시 두 달이 안돼 거래액이 1억6000만달러를 넘었다.

RTFKT는 패션 NFT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 신발을 NFT화했다. 이 회사가 올 2월 디지털 아티스트 푸오셔스(FEWOCiOUS)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600종의 NFT는 판매 7분 만에 완판돼 310만달러의 수익을 냈다.

루트는 게임 NFT이지만, 게임도 없고 개발사도 없는 특이한 NFT 프로젝트다. 루트 NFT는 게임 아이템에 대한 묘사가 담긴 텍스트일 뿐이다. 루트 NFT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게임 아이템과 규칙, 세계관 등을 함께 만들어나가게 했다. 8월 출시 이후 누적 거래액이 2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크립토펑크, 더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NBA톱샷, 아트블록스, 엑시 인피니티,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 등은 NFT업계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모두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꾸준히, 비싸게 팔린다.

이 가운데 크립토펑크는 2017년 나와 NFT의 '큰 형님'격으로 통한다. 누적 거래액이 22억 달러에 달한다. 80년대 게임에서 볼 법한 단순한 그래픽의 인물 일러스트를 NFT로 만든 것이다. 지금은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처럼 더 정교한 일러스트 NFT가 많지만, 워낙 상징성이 커서 현재도 웬만한 크립토펑크 NFT 거래가는 1억원 이상이다.

더샌드박스와 디센트럴랜드는 게임, 쇼핑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메타버스 기반의 NFT 프로젝트다. 각 메타버스 안에 있는 가상 부동산을 NFT로 거래할 수 있다. 지난 25일 디센트럴랜드 안의 가상 부동산 필지 하나가 243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이들 프로젝트는 대부분 전용 가상·암호화폐를 갖고 있다. 가령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 안의 가상 부동산을 사려면 '샌드'라는 암호화폐를 먼저 사야 한다. 특정 프로젝트 인기가 오르면 해당 암호화폐 가격도 뛰는 현상이 나타난다. 샌드 가격은 최근 2주 안에 3배 급등하기도 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