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모습. / 사진=한경DB
IT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모습. / 사진=한경DB
정보기술(IT), 핀테크(금융+기술) 분야 등 디지털 경제 관련 기업들이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 처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입법 취지와 달리 관련 산업 발전을 저해한 대표적 규제로 10년 만에 폐지된 ‘게임 셧다운제’를 들며 “성급한 규제가 국내 플랫폼들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벤처기업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한국디지털광고협회가 참여하고 있는 디지털경제연합은 24일 ‘성급한 플랫폼 규제를 중단하고 차기 정부에서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디지털경제연합은 “충분한 검토 없이 신중하지 않은 규제 시도는 국내 경제의 주춧돌이자 견인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디지털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경험에 비춰볼 때 자국 내 대상 기업들만의 규제가 돼 불공정하고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현재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법안들은 공개적 의견수렴과 협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정부 부처들만의 합의를 거쳐 중복 규제를 넘어 다부처에서 규율하는 이중·삼중 규제가 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 효과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기도 전에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부 부작용에만 초점을 맞춰 성급한 규제 입법 시도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디지털·플랫폼 경제에 대한 이해 노력 없이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서라며 국민들을 플랫폼과 소상공인으로 편 가르기 하고, 결과적으로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 도움도 되지 않는 법안을 제시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면밀한 검토 없이 졸속 처리한 입법 규제가 산업과 사회에 얼마나 큰 충격과 사회적 낙인효과를 가져왔는지 (우리 사회는) 잘 알고 있다. 청소년 수면권 보장 취지로 도입됐다가 10년 만에 폐지된 게임 셧다운제를 통해서도 (그런 점을) 잘 볼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디지털경제연합은 “정부의 성급한 플랫폼 규제는 첨예한 세계 디지털 패권 경쟁 환경 속에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국내 플랫폼들의 경쟁력 저하만 가져올 것”이라면서 “부처 간 규제 담합으로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 생태계를 위협하는 온라인 플랫폼 법안 추진을 즉시 중단하고, 곧 출범할 차기 정부에서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강력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