멥스젠이 인체 장기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장기모사칩을 본격 선보인다.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에 앞서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 등을 미리 확인해볼 수 있어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멥스젠은 22일 뇌혈관장벽(BBB), 혈관 내피세포, 신경 혈관 등을 손톱만 한 크기의 칩에 구현한 ‘멥스젠-X’ 시리즈의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인간의 장기 시스템을 작은 칩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단위의 공정이 필요하다. 김용태 대표는 “대량 생산을 위해 마이크로 단위의 정밀도를 가진 사출 공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모더나 공동 창업자인 로버트 랭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내며 나노 공정 시스템을 연구했다.

멥스젠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제품은 ‘MEPS-BBB’다. 뇌혈관장벽을 그대로 구현한 장기모사칩이다.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약물의 스크리닝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뇌질환 신약은 뇌혈관장벽을 얼마나 통과할 수 있느냐가 임상 성공의 관건”이라며 “MEPS-BBB는 전임상 단계에 진입하기 전에 성공 가능성이 높은 물질을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멥스젠-X 시리즈는 MEPS-BBB 외에도 약물의 혈관 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MEPS-VEB’, 신경 혈관 단위가 구현된 ‘MEPS-NVU’, 혈관 종양 구조를 모사한 ‘MEPS-TME’ 등으로 구성됐다. MEPS-TME는 3차원 구조의 종양 세포 집합체를 구현한 것으로, 여러 암 표적치료제에 대한 약물 반응 결과를 알 수 있다.

멥스젠은 내년 중 투자 유치를 통해 본격 양산을 위한 자동화 공장을 구축하고 제조시설을 증설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