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이달 ‘스푸트니크 라이트’ 생산 본계약”
“이르면 이달 말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위탁생산(CMO) 본계약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4분기부터 백신 CMO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는 15일 화상 인터뷰에서 “다음 주 충북 오송의 제2캠퍼스 메인 백신센터가 완공된다”며 “스푸트니크 라이트에 이어 ‘스푸트니크 V’에 대해서도 연내 기술이전을 마치고, 내년 초 상업화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이달 초 스푸트니크 라이트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마쳤다. 현재 CMO 본계약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까지 체결한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국내 최초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위탁생산 계약이 될 것”이라고 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휴온스글로벌이 이끄는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생산 컨소시엄에 원료의약품(DS) 생산 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라이트 생산은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과는 별개로 이뤄지는 계약이라고 했다. 컨소시엄에서의 스푸트니크 V 생산과 더불어, 이번 본계약을 통해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생산까지 맡게 됐다는 설명이다.

스푸트니크 V는 2회 접종해야 한다. 각 접종분은 인간 아데노바이러스 ‘26형’(1회 접종분)과 ‘5형’(2회 접종분)을 사용한다. 스푸트니크 라이트는 26형을 적용한 1회 접종 코로나19 백신이다.

충북 오송 제2캠퍼스에 건립 중인 메인 백신센터도 다음 주 완공될 예정이다. 내달 초 준공식을 열 계획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메인 백신센터로 8만8000L(2000L 배양기 44기)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지난달 준공한 1캠퍼스 별관 내 상업용 백신 생산시설에서는 1만6000L(배양기 8기)의 생산이 가능해, 전체 생산능력은 10만4000L로 늘어난다.

박 대표는 전체 생산시설의 3분의 1 수준인 최대 16기의 배양기를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 생산에 배정한다고 했다. 나머지는 현재 스푸트니크 V에 배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1월에는 완제의약품(DP) 생산설비도 갖춘다. 박 대표는 “DP 생산설비는 2개 라인을 설치해 분당 309바이알(유리용기), 연간 최대 2억바이알의 제품 충진 및 포장이 가능한 규모“라고 했다.

스푸트니크 V의 기술이전은 연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지난 8월 스푸트니크 V의 시험생산을 시작해, 현재 200L 규모에 대한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2000L 규모의 대량생산을 통해, 상용화 배치(바이오의약품을 배양하고 정제하는 공정 단위)를 생산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의 완제의약품(DP) 생산 업체와의 조율을 통해 26형과 5형의 생산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연내 기술이전을 마치고 내년 초부터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백신 CMO 계약 지연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긴 공정과정을 기술이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있고 그 과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다른 코로나19 백신 생산업체들과 비교하면 결코 느린 속도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글로벌 백신 개발사와 CMO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주목할 만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내년 초 품목허가 기대”

내년에는 백신 CMO 사업뿐만 아니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 항체 치료제 개발에서도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대표적인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HD201(투즈뉴)’다. 로슈의 유방암 및 전이성 위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의 품목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개발하고 관계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다.

지난 12일에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제조시설에 대해 유럽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 기준(EU-GMP) 인증을 위한 현장실사를 마쳤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지연돼 왔던 EU-GMP 실사가 진행된 것이다.

박 대표는 “이번 실사 재개로 투즈뉴의 품목허가 심사에 속도가 붙게 됐다”며 “연내 EMA의 GMP 결과를 통보받아, 내년 초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즈뉴의 허가 이후에는 판매계약을 체결한 글로벌 제약사의 강력한 유통망을 활용해, 유럽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유통 계약으로 품목허가 이후 유럽 시장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투즈뉴는 EMA의 품목허가를 받으면 일곱 번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박 대표는 다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와 차별화된 투즈뉴만의 경쟁력은 ‘가격’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후발 주자임에도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회사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경쟁사 제품 대비 평균 40% 낮은 원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회사가 확보한 기술과 특허, 시설 내재화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세포주의 항체 발현양을 높일 수 있는 기술과 항체 생산 공정에 관련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 동물세포 배양 시 전체 원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프로틴 A’를 사용하지 않고도 항체를 고순도로 정제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박 대표는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증설 기간도 짧은 ‘싱글-유즈(Single-Used)’ 중심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스마트 바이오팩토리 설비로 시설 회전율을 높여 단기간 동안 더 많은 배치를 생산할 수 있다”며 “지난 4월 싸이티바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제조에 소요되는 관련 원부자재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투즈뉴는 북미 시장으로의 진출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캐나다 식약청에도 투즈뉴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내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신청하기 위한 사전 회의(pre-NDA meeting)도 진행했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HD204’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코로나19로 지연됐던 3상이 17개 국가에서 재개됐다”며 “내년 중반 EMA와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말 백신 CMO 매출 시작으로 성과 기대”

신약 부문에서는 췌장암 항체신약 ‘PBP1510’에 대해 글로벌 임상 1·2a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난 6월 프랑스에서 1·2a상을 승인받았다.

PBP1510은 췌장암 대부분에서 발견되는 ‘PAUF’를 억제한다. PAUF는 종양미세환경(TME)을 변화시켜 면역을 억제하고, 암 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는 단백질이다. 특히 PAUF는 골수 유래 면역억제세포(MDSC)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PBP1510은 PAUF를 억제하고 MDSC 유입을 제한해 면역 기능을 다시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2023년까지 글로벌 임상을 마치고, 2024년 허가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PBP1510은 지난해 FDA와 EMA,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대체의약품이 없는 생물학제제로 분류됐다”며 “이에 임상 2상 결과로 품목허가 심사를 신청할 수 있어, 조기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올해 말 백신 CMO의 본격적인 매출을 시작으로,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으로 지연돼 왔던 바이오시밀러와 항체 치료제 개발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전 사업 부문에서 성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