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본업인 유·무선통신과 새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신사업, 디지털전환(DX)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이 쌍끌이한 실적이다.
KT, 신사업 통했다…영업이익 30% 늘어

3분기 B2B 수주 1조 넘겨

9일 KT는 올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2174억원, 영업이익 3824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작년 3분기에 비해 매출이 3.6% 늘었다. KT는 “통신과 디지털 플랫폼 사업이 고르게 성장했고, 비용 집행을 효율화하면서 영업이익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KT의 3분기 B2B 수주 실적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기업회선과 AI/DX 매출 증대가 주효했다. 기업회선 매출은 27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비대면 업무가 확대되면서 정부와 국내외 콘텐츠기업(CP) 등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AI/DX 부문 매출은 1조6120억원으로 상승세가 29.7%에 달했다. 이 부문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AI 플랫폼, AI콘택트센터(AICC), B2B 로봇 사업 등이 포함됐다. KT는 “사람처럼 대화하는 AI 능동형 대화기술을 기반으로 AI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금융 외식 유통 분야를 비롯해 소상공인 등에도 사업을 확대할 예정인 만큼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IDC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7% 성장했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최고재무책임자·CFO)은 “기업들의 IDC 수요가 높고, 앞으로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KT는 신규 IDC 부지를 물색하는 등 IDC 투자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를 설계·구축·운영해주는 ‘DBO’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KT의 B2B 매출에서 AI/DX 부문을 비롯한 디지털 플랫폼(디지코)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9%다. KT는 이를 2025년까지 50%로 늘리는 게 목표다. 먹거리 절반은 B2B 신사업, 절반은 기존 통신업으로 다변화하겠다는 얘기다.

통신업 ‘완만한 성장’ 지속

KT의 3분기 무선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1조7947억원을 냈다.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는 3분기 말 기준 561만 명으로 전체 후불 무선단말 가입자의 39%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가 늘면서 무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오른 3만2476원을 기록했다. 통상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보다 5G 가입자의 ARPU가 높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5107억원을 기록했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유선전화 매출은 감소폭이 둔화됐다. 작년 3분기에 비해선 1.2%, 직전 분기 대비로는 0.6% 줄어든 37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KT는 “전화로 건물·매장 출입 여부를 기록하는 콜 체크인 등 통화 관련 DX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TV(IPTV) 매출은 47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가입자는 3분기 말 기준 912만 명이다. 세 분기 연속 가입자가 10만 명씩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시청 패턴이 개인화되면서 한 가족 안에서도 각자 IPTV를 쓰는 경우가 많아진 영향이다. 재택 교육(홈러닝) 수요 증가, 키즈 콘텐츠 활성화 분위기도 한몫했다.

KT의 최근 통신장애 피해보상액은 이번 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는다. 12월 청구되는 11월 통신비에서 일정액을 자동 감면하는 식이라 4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통신업계는 피해보상액 규모를 총 350억원가량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KT 올해 영업이익(1조4700억원)의 2% 수준이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은 “통신장애 피해보상액은 4분기에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