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에 소개된 AI예술품들
[위클리 스마트] AI가 만든 '낯선 아름다움'은 '가짜 예술'일까
최근 인공지능(AI)은 인간 삶의 질 향상과 경제적 이득을 위한 '단순 도구'의 단계를 넘어서 스스로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존재로 발전하고 있다.

AI가 '창작'한 예술품은 영혼 없이 인간의 작품을 모방한 '가짜'에 불과하다는 차가운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6일 국립중앙과학관의 '인공지능과 예술' 온라인 특별전(https://aixart.co.kr)에 소개된 국내 AI 예술품을 보면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낯선 아름다움'을 '가짜 예술'로 평가 절하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다음은 특별전에 소개된 국내 AI 예술가의 일부 작품들이다.

<A Synthetic Song Beyond the Sea>, Unhappy Circuit, 2019, 언해피서킷 [언해피서킷 유튜브 채널]
◇ AI로 만든 '고래와 인간이 공유할 수 있는 노래'
뉴미디어 아티스트인 언해피서킷(Unhappy Circuit)은 인간 외의 지적 존재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가진 작가다.

그가 이번 특별전에 내놓은 작품 '어 신세틱 송 비욘드 더 시'(A Synthetic Song Beyond the Sea)는 오디오 스타일 트랜스퍼(Audio Style Transfer)라는 AI를 활용해 인간의 음악과 고래의 음성을 결합했다.

완성된 작품은 고래의 음성이 마치 인간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들리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언해피서킷은 고래의 삶과 죽음에 인간의 활동이 개입돼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기 위해 이러한 작품 제작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위클리 스마트] AI가 만든 '낯선 아름다움'은 '가짜 예술'일까
◇ AI 화가와 협업해 그린 독도
화가 두민이 AI 화가 '이메진AI'와 와 협업해 그린 '커뮤니케이션 위드(Communication with)…독도펜드로잉'은 독도를 수면 위와 아래로 구분한 뒤 수면 위는 두민이, 수면 아래는 이메진AI가 드로잉했다.

이메진AI는 스타트업인 펄스나인이 만든 AI 기반 이미지 창작 프로그램이다.

두민은 이메진AI가 표현한 푸른색 독도 드로잉의 수평선 위쪽에 4가지 종류의 붉은 펜을 사용해 독도 이미지를 완성했다.

완성된 독도의 이미지는 수면 위와 아래가 각각 붉은색과 푸른색이어서 태극 문양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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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 엄마가 던지는 질문, '모성도 학습이 가능할까'
노진아 작가의 '나의 기계 엄마'는 기계 학습을 통해 점점 표정을 배워나가며 감정 표현을 구현해나가는 로봇 작품이다.

노 작가는 자신의 엄마를 닮은 로봇을 만들어 전시장에서 관객의 표정을 학습시켰고, 로봇은 이를 데이터로 축적해 학습하며 관객의 표정과 행동을 따라 했다.

이 작품을 통해 노 작가는 인간이 대표적 감정 중 하나인 모성도 학습이 가능한지 묻는다.

한 발 더 나아가 로봇이 오랜 기간 학습해 정교하게 인간의 감정 상황을 인지하고 그에 걸맞는 표정을 지었을 때 '인간은 로봇이 가진 감정을 의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도 함께 던진다.

[위클리 스마트] AI가 만든 '낯선 아름다움'은 '가짜 예술'일까
◇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AI 안무가의 춤
안무가 신창호(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 교수)와 슬릿스코프팀이 만들어낸 '비욘드 블랙'(Beyond Black)에서는 '마디'(MADI)라는 AI가 만들어낸 움직임에 맞춰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은 대표적인 AI 기술 중 하나인 딥페이크에 기반했다.

8명의 무용수가 8분간 추는 춤을 크로마키 촬영을 통해 기록한 후 이를 마디에 학습시켰다.

마디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학습한 뒤 3주간 머신러닝을 통해 1천 분 분량의 뼈대(skeleton)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마디가 만들어낸 동작은 단 한 동작도 겹치지 않았다.

마디는 특정 무용수의 무의식적인 습관까지 흉내내고 인간의 관절 구조상 표현할 수 없는 동작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