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낮 작업은 예외적 일탈…관리 강화하겠다”
KT가 지난 25일 전국에 걸쳐 발생한 KT 유·무선 통신 장애 사건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면밀히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통신 장애 원인으로 밝혀진 일들에 대한 해명도 내놨다.

“야간·KT직원 입회하 작업 원칙 지킬 것”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5일 벌어진 KT 통신장애 원인이 된 라우팅 작업은 KT 직원의 관리 감독 없이 협력업체 직원들끼리만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작업자들이 당초 야간 작업으로 승인받은 것을 대낮에 벌여 통신 장애로 인한 피해가 컸다.

KT는 이에 대해 “KT 네트워크 장비와 관련된 작업은 작업계획서 승인을 받은 뒤 KT 직원의 입회 하에 야간에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 사건의 경우 (협력사가) 이를 위반에 주간에 작업을 했으며 KT 직원도 이를 눈감아주는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고했다.

KT는 “이는 예외적 일탈 사례”라며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단위 테스트베드 적용하겠다”

네트워크 장비에 새로운 작업을 할 땐 통상 네트워크를 차단한 상태에서 작업한 뒤 가상의 네트워크인 테스트베드 상에서 스크립트가 제대로 구동하는지 사전 테스트를 거친다. KT와 협력사는 이번 장애 사고 당시 두 단계를 모두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KT는 “서울 우면동 KT 연구개발센터의 경우엔 네트워크 작업의 안정성을 미리 확인하도록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 현장까지는 적용하지 않았던 테스트베드를 전국 단위로 확대해 같은 장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망 단위엔 오류 방지 조치…확대 계획”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5일 벌어진 KT 통신장애는 KT의 협력업체 직원들이 한 라우터 장비에 입력한 미완성 스크립트(명령어 모음)가 삽시간에 전국에 퍼지면서 심화됐다. 각지 라우터가 자동 업데이트식으로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불과 30초만에 전국 통신망이 멈췄다.

과기정통부는 “KT가 라우터간 안전장치 없이 전국을 한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었다”며 “지역에서 벌어진 장애가 전국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T는 전국망 중 일부엔 오류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있다고 밝혔다. KT의 전국망은 센터망·중계망·엣지망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센터망과 중계망엔 라우팅 오류 확산 방지 기능이 이미 적용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통신 장애를 야기한 라우팅 오류는 엣지망 단위에서 벌어졌다. KT는 “엣지망 단위 라우팅 오류도 국지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라우팅 오류 확산 방지 기능을 적용하겠다”고 알렸다.

“피해보상방안 곧 발표”

이날 KT는 “이번 통신 장애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불편을 겪은 고객에 사과드린다”며 “피해보상방안을 최종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KT는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피해 보상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검토한 보상안을 정부와 협의해 발표할 예정이다.

보상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물의를 빚은 만큼 개인 이용자와 소상공인 등에 걸쳐 폭넓은 보상안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인 이용자에겐 별도 절차 없이 통신요금을 일부 감면하는 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