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라즈마가 싱가포르 정부가 발주하는 6년치 혈액제제 위탁생산 물량을 따냈다. 눈높이가 높은 싱가포르 정부 기준을 맞췄다는 점에서 해외시장 개척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K플라즈마는 최근 싱가포르 보건당국이 글로벌 제약기업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입찰에서 알부민 등 혈액제제 위탁생산 업체로 최종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싱가포르에서 쓰이는 혈액제제는 크게 국가 공급 물량과 수입 물량으로 나뉘는데, SK플라즈마는 이 중 국가 공급 물량을 수주했다. 국내 기업이 싱가포르 국가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이 사업은 호주 CSL 등 글로벌 기업의 몫이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플라즈마는 2023년부터 6년 동안 싱가포르 정부가 발주하는 알부민, 사람 면역 글로불린 등 혈액제제를 전량 위탁생산하게 된다. 싱가포르 정부가 자국 혈액원을 통해 확보한 혈장을 한국에 보내면 SK플라즈마가 안동공장에서 이를 가공해 혈액제제로 만든 뒤 다시 싱가포르로 보내는 방식이다. 규모는 2300만달러(약 270억원) 안팎이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의약품에 대한 품질 기준이 높은 싱가포르 정부 물량을 따냈다는 것은 SK플라즈마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SK플라즈마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혈액제제 위탁생산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SK플라즈마는 최창원 부회장이 챙기는 SK디스커버리 산하 혈액제제 전문 생산 업체다. 2019년 인도네시아 국영 제약사인 바이오파마 등과 혈액제제 위탁생산 및 기술이전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