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촬영팀 귀환 준비하다 57도 기울어…지난 7월 나우카 사고 이후 두 번째
러시아 우주선 엔진 가동으로 우주정거장 또 '흔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영화를 찍은 촬영팀을 태운 러시아 유인 우주선 '소유스 MS-18'이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으나 지구귀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주정거장이 균형을 잃고 기울게 하는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와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소유스 MS-18은 지난 15일 오전(이하 미국 동부시간) 지구귀환 준비을 위해 엔진을 시험가동하는 과정에서 예정된 시간에 꺼지지 않아 축구장만 한 우주정거장이 정상 자세보다 57도 기우는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성명을 통해 지상관제소의 신속한 조치로 곧바로 균형을 되찾았으며, ISS와 우주비행사가 위험에 빠지진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7월 29일 러시아의 다목적 과학·연구 실험실용 새 모듈 '나우카'(과학)가 ISS에 도킹한 뒤 추진엔진이 갑자기 가동되는 바람에 한 바퀴 반(540도)을 돈 뒤 정상을 찾는 사고에 뒤이어 발생한 것이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유스 MS-18은 지난 4월 ISS에 도킹했으며 이틀 뒤인 17일 러시아 영화 촬영팀을 태우고 지구로 귀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대변인은 러시아 측이 "오전 5시2분께 소유스 MS-18의 엔진 시험가동을 시작했으며 예정된 시험이 끝난 뒤에도 예기치 않게 계속 가동되면서 5시13분께 우주정거장의 자세 제어력을 잃게됐다"고 설명했다.

우주정거장이 기울면서 미국과 러시아 지상관제소에서 우주비행사들에게 비상 대응을 시작하도록 긴급 지시를 내렸으며 약 30분만에 정상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NASA 당직 관제사 티모시 크리머는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소유스 MS-18의 엔진이 "지탱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꺼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NASA와 로스코스모스는 나우카에 이은 이번 소유스 우주선 엔진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위해 공동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ISS 운영에서 지난 20여년간 돈독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앞으로도 과거와 같은 협력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ISS를 2030년대까지 연장해 운영하길 바라고 있으나 러시아는 노후화 등을 이유로 2025년께 철수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달 및 화성 탐사로 우주 굴기를 과시하고 있는 중국과 달 탐사 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등 친중 행보도 보이고 있어 미묘한 갈등 관계가 형성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