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올릭스 대표 "플랫폼 기술이전 이제 시작...추가 계약 기대"
RNA간섭(RNAi) 기술로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올릭스가 중국 한소제약에 최대 5300억원 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추가 기술이전을 지속해 자체 후보물질(파이프라인) 강화를 가속화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사진)는 12일 기자와 만나 "한소제약이 심혈관과 대사성 질환을 일으키는 표적 유전자 4개(옵션 2개 포함)를 제공하면 올릭스가 '갈낙-asiRNA 플랫폼'을 기반으로 후보물질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라며 "갈낙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기술이전이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릭스가 기술이전한 '갈낙-asiRNA 플랫폼'은 올릭스의 자체 보유 기술인 비대칭 짧은간섭 RNA(asiRNA)를 일종의 '유도탄' 역할을 하는 갈낙(GalNAc)에 접합한 플랫폼이다. asiRNA의 간 세포 접근이 용이하게 만든 것이다. 올릭스는 작년 미국 AM케미칼로부터 갈낙 기술 특허에 대한 독점적 세계 권리를 도입했다.

이 대표는 "한소제약이 중국 내 권리만 보유하는 만큼 향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빅파마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이전 기대도 크다"고 강조했다.

한소제약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약 20조원 규모의 중국 10대 제약사다. 중국 최대 제약사인 항서제약 설립자 쑨 퍄오양(Sun Piaoyang)의 부인인 종 후이주안(Zhong Huijuan)이 회장으로 있다.

이 대표는 한소제약과의 이번 거래로 현재 추진 중인 추가 기술이전 거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릭스는 작년 6월 유럽 바이오 기업으로부터 표적 유전자 4개를 제공받아 1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후보물질을 전달했다. 적응증과 전달한 후보물질의 수는 비공개다.

이 대표는 "한소제약과의 기술이전 계약이 유럽 바이오 기업과의 기술이전 본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 바이오 기업은 올릭스가 제공한 후보물질을 검증하는 단계에 있다. 그는 "검증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올릭스는 프랑스 안과 전문 기업인 떼아(Thea)에도 안과 치료 프로그램을 약 9000억원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체결했다.

올릭스는 '갈낙-asiRNA 플랫폼' 기술이전이 본격화한 만큼 자체 파이프라인 강화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자체 파이프라인 강화에 투자하고, 이를 기술이전하는 식의 선순환을 기대하는 것이다.

올릭스는 현재 비알콜성지방간염(NASH)과 B형간염, 황반변성, 비대흉터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임상 2a상 정도까지는 자체 진행할 수 있는 역량과 자금을 확보했고, 임상 3상이나 시판은 직접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NASH 파이프라인 등을 글로벌 빅파마에 적극적으로 알려 추가 기술이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