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위 국정감사 출석…"시장 지배력 커져도 수수료 안 올리겠다"
고개 숙인 김범수 "수익 내며 주변 못 돌아봐, 송구하게 생각"(종합)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5일에 이어 이틀 만에 국회 국정감사장에 나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재차 사과했다.

김 의장은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저는 스타트업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왔고, 2∼3년 전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저 자신을 포함한 카카오 사람들이 모두 (이익에) 취해서 주위를 못 돌아보고 간과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정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추가 시장 진출 및 투자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는 영역을 자제하고, 단순히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자금이 필요하면 투자하는 역할 정도에 그치겠다"며 "나머지는 카카오 위상에 맞게 글로벌과 미래에 집중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라는 계열사가 장난감과 문구소매업에 진출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제가 생각해도 옳지 않은 방향"이라며 철수를 약속했다.

김 의장은 이와 함께 카카오T 택시 등 자사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강해지더라도 수수료를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김 의장은 시장 지배력이 오르더라도 지금처럼 (카카오 대리·택시 등) 수수료를 유지할 것이냐는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플랫폼이 활성화될수록 수수료를 더 내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카카오가 시장을 독점해 수수료가 올라갈 것을 우려한다.

확실히 약속할 수 있느냐"라는 추가 질의에 김 의장은 "방향을 그렇게 정했다.

약속드린다"고 재차 답했다.

김 의장은 플랫폼 비즈니스 자체는 권장돼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같이 큰 기업은 당연히 적절한 견제가 필요하지만, 플랫폼에 도전하는 많은 스타트업들에는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며 "카카오모빌리티 자체도 아직 수익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책임감 있게 좋은 사례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대리운전업체들이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에 요구하는 시장점유율 제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대기업의 대리운전 시장 점유율을 25%로 제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김 의장에게 대리운전업계가 제시한 시장 점유율 제한을 수용할 의지가 있는지 묻자, 김 의장은 "점유율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해결책으로 적절한지 모르겠다"면서 "대리기사와의 상생, 업체와의 상생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과 함께 국감에 출석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회사의 배차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내부 사정상 공개하기 어렵지만, 투명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 가능한 부분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부업에 등록하지 않고 영세 대리업체를 상대로 '전화번호 담보대출'(대출을 갚지 못하면 콜번호를 인수하는 것)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분인데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질의에 나선 양이원영 의원이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면 최저임금이나 산재보험, 퇴직금 등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자 김 대표는 "라이더들이 자유로운 특수고용직을 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수요가 있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