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6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으로 스타트업 기술전시회 ‘LG 커넥트'를 열었다. LG 직원이 게더타운 행사장에 접속하고 있다.  /LG 제공
LG그룹이 6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으로 스타트업 기술전시회 ‘LG 커넥트'를 열었다. LG 직원이 게더타운 행사장에 접속하고 있다. /LG 제공
6일 LG그룹의 스타트업 기술 전시회 ‘LG 커넥트(LG CONNECT)’가 열린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 가상공간인 게더타운 내 행사장에 들어가니 로비 같은 공간에 30여 명의 아바타가 입장해 있었다. 투자사, 스타트업 관계자로 보이는 아바타들은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로비의 좌우 끝엔 AI·DX,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지속가능성 등 푯말이 붙은 문이 보였다. ‘모빌리티’ 문으로 들어가자 차로와 건물이 있는 도시 같은 공간이 나왔다. 차로 끝에는 스프링클라우드, 네이앤컴퍼니, 딥인사이트 등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의 가상 부스가 있었다. 부스에 들어가 물방울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니 각 스타트업 대표가 회사의 서비스·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이 나왔다. ‘이 정도면 기술 전시회를 오프라인에서 열 필요가 없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로 4회째인 LG 커넥트는 LG가 2018년부터 매년 여는 행사다. 유망 스타트업 기술을 전시하고 스타트업에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사와의 연결 기회를 제공한다.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중시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행사로 알려졌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LG 커넥트는 처음으로 메타버스에서 열렸다.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2018, 2019년과 달리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행사가 열렸다. LG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LG 커넥트 홈페이지에 스타트업 소개 코너를 넣는 수준이어서 자세한 기술 소개와 참여자 간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 들어 사용자 간 소통이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나온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보기로 했다”며 “스타트업 창업자 가운데 메타버스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많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지원도 늘렸다. 작년엔 행사 참여 50여 개 스타트업 가운데 우수 기업 3개를 선정해 총 6000만원의 기술 개발 지원금을 줬다. 올해에는 개발 지원금을 주는 우수 기업을 10여 개로 늘리고 지원금 규모도 확대한다. 우수 기업에는 LG사이언스파크 내 연구 공간 ‘오픈랩’ 입주 기회도 줄 예정이다. 10여 개 우수 기업은 7일 확정된다.

전체 참여 기업은 50개다.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X),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 분야에서 우수한 독자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다나그린, 딥엑스, 라이언로켓, 리그넘, 링크플릭스, 스프링클라우드, 알고리즘랩스, 우주라컴퍼니, 클레온, 튜닙, 플라잎 등이다. 이 가운데 라이언로켓은 딥러닝 기반 영상·음성합성 기술로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AI 휴먼’을 만든다. 우리은행과 AI 은행원을 개발하고 있다.

스프링클라우드는 2019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무인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회사다. 자율주행 관련 AI·데이터 분석 기술에 강점이 있다. 참여 기업 가운데는 미국의 오브이알테크놀로지, 페로랩스, 노르웨이의 양크테크놀로지 등 해외 스타트업 다섯 곳도 포함됐다.

소프트뱅크벤처스, KDB산업은행, LG테크놀로지벤처스 등 투자사와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아주대 등 대학 관계자도 행사에 참여해 스타트업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대표는 “청년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