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전자 분석 기업인 EDGC가 혈액 검사로 폐암, 대장암 등 10개 주요 암의 발병 여부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다. 단 한 번의 피 검사로 이렇게 많은 종류의 암을 1~2기에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EDGC는 6일 “암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 속을 떠다니는 DNA의 후천적 변이 여부를 파악해 암 발병 여부를 진단하는 기술에 대해 미국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EDGC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 실험실표준인증(CLIA LAB·클리아랩)을 획득한 실험실 2만8000여 곳을 찾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폐암, 유방암, 대장암 등 10개 주요 암을 1·2기 단계에서 진단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비스의 이름은 ‘온코캐치-E’로 지었다.

회사 관계자는 “검사 대상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DNA의 유전자 형태를 암환자의 DNA 유형을 정리해 놓은 데이터베이스(DB)와 비교분석하는 식으로 암 발병 여부를 진단하는 방식”이라며 “폐암·유방암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실험에서 민감도가 93%로 측정됐다”고 말했다.

후천적인 유전자 변이를 유형별로 나눠 분석하는 암 조기진단 기술은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EDGC와 미국 일루미나 등 글로벌 진단기업이 이 방식의 암 조기진단 서비스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DGC는 미국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온코캐치-E 서비스를 출시한 뒤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진단 서비스를 함께 공급할 예정이다. 액체생검 기술을 이용해 암 환자별 특성에 맞는 항체치료제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항체치료제 투여 후 효과가 어떤지, 종양 제거 수술 이후 암이 재발했는지 등을 이 기술을 통해 제공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DGC는 그간 액체생검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달 홍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독일 몰레큘러헬스와 공동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엔 액체생검 임상시험을 위해 구축한 시설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승인을 받았다.

이민섭 EDGC 대표는 “원천기술 특허를 통해 암 조기진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내년에는 미국에서 암 조기진단 서비스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