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미패드5' / 사진=배성수 기자
샤오미 '미패드5' / 사진=배성수 기자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중국 제조업체 샤오미가 7년 만에 국내 태블릿 시장에 다시 진출했습니다. 바로 중국 현지에서 출시 5분 만에 2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린 ‘미패드5’입니다. 샤오미로부터 신제품을 대여해 사용해봤습니다.

미패드5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눈에 띕니다. 와이파이(Wi-Fi) 버전 저장용량 128GB 모델 기준 국내 출고가는 44만9000원인데, 쿠팡은 지난 23일 신제품을 처음 출시한 이후 4일간 39만9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같은 용량 기준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태블릿인 ‘아이패드 프로’ 와이파이 모델이 100만원에 조금 못 미치니, 아이패드 프로 가격의 절반도 되지 않는 셈입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 탭S7 FE(팬에디션)’이 70만원대인 것과 비교해 봐도 분명한 메리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패드5의 성능은 어떨까요. 샤오미는 최근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미패드5를 선보이며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와 비교했습니다. 미패드5를 동일한 크기를 갖춘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모델과 비교해 보면 미패드5의 디스플레이는 WQHD+(2560x1600) 해상도, 120Hz(헤르츠) 주사율을, 아이패드 프로는 2388x1668 해상도에 120Hz 주사율을 지원합니다. 음향은 두 제품 모두 4개 스피커에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데요, 배터리 용량의 경우 미패드5가 8720mAh(밀리암페어시)로 아이패드 프로(7538mAh)보다 큽니다. 미패드5는 최대 33W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는데요, 실제로 1시간30분 이내로 완충이 가능했습니다.
샤오미 '미패드5' / 사진=배성수 기자
샤오미 '미패드5' / 사진=배성수 기자
이처럼 미패드5는 아이패드 프로와 견줘봐도 스펙 면에서 크게 밀리는 구석이 없습니다. 물론 기기 성능을 좌우하는 칩셋이 아이패드 프로엔 자체 칩인 M1이 탑재돼 퀄컴 스냅드래곤 860을 장착한 미패드5보다 뛰어납니다. 그렇지만 스냅드래곤 860도 2019년 플래그십 수준의 AP이기 때문에 실사용 부분에선 프리미엄 태블릿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램(RAM)은 6GB인데요, 여기에 HDR10, DCI-P3 색역에 돌비 비전까지 모두 지원해 뛰어난 색감을 보여주는데요, 실제로 써보니 유튜브 2160p 60fps, 넷플릭스 HDR 모드 등을 모두 지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경우 UHD 이상 화질은 지원하지 않지만 HDR로 무리 없이 돌릴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은 갤럭시 탭과 아이패드를 절묘하게 섞은 모습입니다. 제품 우측 상단엔 전원 버튼이 있으며 사이드 우측에 볼륨 버튼이 있습니다. 사이드 마감은 각진 형태로 깔끔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습니다. 베젤도 태블릿 치고 얇은 편이라 영상 시청 시에도 용이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무게인데요. 511g으로 11인치 제품 중에선 상당히 무거운 편에 속합니다. 후면 카메라는 우측 상단에 1300만 화소의 단일 카메라가 탑재됐습니다. 10배 줌을 지원하며 날짜, 위치, 문구 등 다양한 워터마크를 삽입할 수 있는 AI 워터마크란 기능도 있습니다.

미패드5엔 샤오미의 독자 운영체제(OS)인 태블릿 전용 미유아이(MIUI)가 탑재됐는데요, 갤럭시 탭처럼 구글 안드로이드 11을 기반으로 해 유튜브, 구글 맵, 플레이스토어 등을 지원하지만 유저인터페이스(UI)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예컨대 상단바를 통해 바로가기 설정으로 들어갈 수 없는 등 갤럭시 유저로서 어색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미패드5는 스타일러스 펜도 지원하는데요, 타 제조사의 펜과는 연동되지 않았습니다.
샤오미 '미패드5' 구성품. 박스와 본체, 설명서와 충전기 등이 동봉돼 있다 / 사진=배성수 기자
샤오미 '미패드5' 구성품. 박스와 본체, 설명서와 충전기 등이 동봉돼 있다 / 사진=배성수 기자
미패드5는 이처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모습이지만 중국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깔린 국내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샤오미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개인정보 유출이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디바이스에서부터 서버까지 철저하게 데이터 보호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사후지원(AS) 서비스도 늘렸다고 합니다. 실제로 SK네트웍스서비스 샤오미 생태계 제품 공식 AS 지점에서 공식 제품은 AS가 가능합니다. 다만 해당 센터가 전국으로 봐도 서울과 광명, 부산, 광주 4곳에 그친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또한 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살 수 없고 쿠팡 등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샤오미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을 처음으로 제치고 2위 제조사에 올라섰습니다. 이에 한껏 고무된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3년 안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부터 가전까지 다양한 제품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과연 샤오미가 미패드5로 원하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지에 주목됩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