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 '디지털 주권과 소프트웨어' 보고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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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국산 소프트웨어(SW) 점유율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에선 특히 미국산 SW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하며 세를 떨치는 가운데, 국산 SW는 글로벌 점유율마저 미미해진 상황이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20일 국책 연구기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디지털 주권과 소프트웨어: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최근 5년간 한국 내 미국산 SW 점유율은 56.3%에서 59.9%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SW 시장 점유율은 25.7%에서 23.6%로 낮아졌다. SPRi는 이 같은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IDC의 분석을 인용하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클라우드 SW 전환이 더디게 나타나 외산과 경쟁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밝힌 국가별 미국 소프트웨어(SW) 점유율 추이. 한국의 미국산 SW 점유율은 최근 60%를 넘어섰다. 출처=SPRi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밝힌 국가별 미국 소프트웨어(SW) 점유율 추이. 한국의 미국산 SW 점유율은 최근 60%를 넘어섰다. 출처=SPRi

미국과 중국의 SW ‘자급자족’은 두드러졌다. 미국은 독일, 일본, 영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절반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주요 국가들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장 점유율이 16~25%를 넘나들며 수치를 견인했다. 이 밖에 SAP, 오라클, IBM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미국의 자국 내 SW 점유율은 77%에 달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국산 SW 점유율이 30.7%에 달하며 주요 국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알리바바, 화웨이 등 자국 기업들이 몸집을 늘리며 2019년 46%까지 수치를 늘렸다. SPRi는 “국내 서비스 경쟁력, 가격경쟁력과 더불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중심으로 한 퍼블릭 클라우드 확대에 빠르게 대응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IBM 등 주요 미국 SW 회사들의 점유율 확장세가 이어졌다. 출처=SPRi

한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IBM 등 주요 미국 SW 회사들의 점유율 확장세가 이어졌다. 출처=SPRi

한국에서는 특히 MS와 오라클의 점유율이 높았다. 양사의 수치는 도합 37%를 차지했다. MS는 ‘윈도’와 ‘MS오피스’ 등 운영체제(OS)에서의 입지, 오라클은 클라우드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사업 확장세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국산 SW의 점유율은 “보안 SW와 한글과컴퓨터의 워크플로우 관리 솔루션 등 주요 품목 몇 개가 국산화율을 떠받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로 SW 시장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은 되려 위기 요인으로 나타났다. SPRi는 “디지털 전환의 ‘큰 기회’가 열린 시기인데, 이때 국산 SW의 시장 지배를 확대하지 못할 경우 디지털 주권 약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SW 시장의 미미한 존재감은 국내 시장 상황과 함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현재 전 세계 SW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그치고 있으며, 향후 성장 전망 또한 세계 평균(4.7%)의 절반 수준(2.4%)에 불과한 상태다.

국가 주도의 SW 육성 전략은 해결책으로 꼽혔다. 인공지능(AI), VR·AR 등 신시장에서 정부 차원의 투자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처럼 정부가 핵심 분야 정책 설정을 우선하는 전략이 주요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지난해 ‘신 인프라 계획’을 발표하며 5G, 사물인터넷, AI 등 분야에서 정부 주도의 인프라 부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SPRi는 ”국내서 외산 SW 선호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선 레퍼런스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 사업을 통해 국산 SW 기업이 스마트 제조, 스마트 물류 등에서 새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시은/김주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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