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보의 딥데이터 85]
성별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율 분석

女 0.53%·男 0.29%…女가 男 2배
사망신고율은 반대로 男이 女의 2배
유전자·기대수명·신고 적극성 등 이유 다양

男 얀센·女 모더나가 가장 신고율 높고
男·女 모두 화이자가 가장 낮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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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 이상반응 신고율이 남성의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망 신고율은 남성이 여성의 2배 가량 더 높았다.

이상반응 신고율은 백신과 이상반응 간 직접적인 인과성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다만 국민들이 백신 접종 후 느끼는 불안감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전체 이상반응 신고, 女가 男의 2배
…1000명 중 女 5명·男 3명
성별 코로나19 백신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율. 전체 신고율은 여성이 남성의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난 한편, 사망 신고율은 남성이 여성의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성별 코로나19 백신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율. 전체 신고율은 여성이 남성의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난 한편, 사망 신고율은 남성이 여성의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23일 한경닷컴 뉴스랩이 질병관리청이 발표하는 주간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이후 가장 최신 통계치인 9월 11일까지 여성의 신고율은 0.53%로 남성 0.29%에 비해 약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자 1000명 중 여성은 5명, 남성은 3명꼴로 이상반응 신고를 한 셈이다.

의학계 내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부터 여성이 백신 이상반응에 대해 남성 보다 민감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연구들이 상당수 진행돼 왔다. 2019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팀이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지(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6년까지 백신 이상 반응 신고의 80%가 여성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남성은 이상반응이 있어도 크게 개의치 않고 신고를 안할 가능성이 여성 보다 크다"고 말했다. 실제 다이아나 산체스 미국 럿거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2014년 건강심리학회지(Journal of Health Psychology)에 게재한 논문에서는 같은 질병 증상이 있더라도 여성이 남성 보다 병원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 일부에서는 여성의 면역 반응이 남성보다 더 두드러지기 때문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반 임상시험에서도 성별에 따른 차이가 보고된다"며 "증상을 견디는 차이, 생물학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미 CDC 연구팀이 2019년 NPJ 백신 학회지(NPJ Vaccines)에 투고한 논문에 따르면, 성인 남녀 145명의 표본을 가지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H1N1) 백신을 실험한 결과, 여성이 최대 2배 더 많은 항체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들이 국내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신고율에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 이상반응(발열·두통·오한·통증·근육통 등) 신고율은 여성이 0.51%로 남성 0.27%의 2배 가량 높았다. 중대 이상반응 중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의심 신고율도 여성은 0.003%로 남성 0.001%의 3배, 주요 이상반응(중환자실 입원·생명위중·영구장애·후유증 등)도 여성 0.02%로 남성 0.01%의 2배 가량 높았다.
사망신고는 男이 女 2배
…100만명 중 男 14명·女 9명
다만 사망 신고율은 남성이 0.0014%로 여성 0.0009% 보다 2배 가량 높았다. 100만명 중 남성은 14명, 여성은 9명꼴로 사망 신고를 접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남성이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입장은 유보하면서도, 여성에 비해 남성 수명이 더 짧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 교수는 "통계적으로 경우의 수를 조절하지 않고 그냥 나타난 값이기 때문에 단순 집계로 남성이 더 취약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백신 접종자가 고령층에 상대적으로 집중됐다는 점에 미루어 인과성이 없는데도 남성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일 수도 있고, 여성 보다 남성의 수명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요인에 더해 백신 접종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증명된 인과관계는 없다"면서 "일반적 사망률은 모든 연령에서 남성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2019년 기준 한국 남성의 10만 명당 사망률은 전 연령대에서 여성 대비 1.5배~2배 가량 높다. 평균 기대수명은 80.3세로 여성(86.3세) 보다 6년 정도 짧다. 이러한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스트레스와 생활습관 등과 관련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 남성의 흡연율은 36.7%로 여성 7.5%의 5배 가량 높다. 음주율은 70.5%로 여성 51.2%의 1.5배 수준이다. 비만율은 남성 42.8%, 여자 25.5%로 남성 비만율이 여성의 2배 더 높다.
男 얀센·女 모더나가 가장 높고
화이자가 남녀 모두 가장 낮아
접종 백신별로 살펴보면, 모든 백신에서 여성 신고율이 남성 보다 약 2배 높았다. 신고율이 가장 높은 백신은 남성은 얀센, 여성은 모더나였다. 신고율이 가장 낮은 백신은 남녀 모두 화이자였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신고율은 남자 0.32%, 여성 0.64%였다. 화이자는 남자 0.24%, 여자 0.41%, 모더나는 남자 0.29%, 여자 0.81%, 얀센은 남자 0.56%, 여자 0.79%이었다.

세부적으로 모더나 2차 접종자의 신고율이 남녀 모두 가장 높았는데, 접종자 수가 타 백신 대비 현저히 적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이 통계만 보고 모더나가 더 취약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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