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노파 살인사건 진범을 밝히는 데 DNA 분석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척 노파 살인사건 진범을 밝히는 데 DNA 분석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 엑시시전 바이오테라퓨틱스(Excision Biotherapeutics)가 개발중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후보물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승인을 받았다. FDA가 HIV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엑시시전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FDA로부터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치료제 ‘EBT-101’에 대한 임상1·2상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다니엘 돈부쉬 엑시시전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CEO)는 “기존의 항바이러스 치료는 HIV 감염을 관리할 수 있지만 평생 치료가 필요하고 부작용이 있었다”며 “올해 말에 임상 1·2상 시험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치료제로 HIV를 치료할 수 없었던 까닭은 HIV가 자신의 유전정보를 숙주 세포 속에 융합해 집어넣기 때문이다. 특히 면역세포를 숙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자연적인 면역체계는 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데 무용지물이었다. 약물을 이용한다 해도 숙주세포 속에 파고든 바이러스의 유전자만을 골라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EBT-101은 크리스퍼유전자가위와 HIV의 유전물질을 표적할 수 있는 가이드RNA를 동봉해 비병원성 바이러스 벡터(AAV9)로 환자에게 투여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회사 측은 EBT-101과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의 병용 방식으로 실험용쥐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HIV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EBT-101은 1회성 유전자 치료제다. 반복투여 없이 1회 접종으로 HIV에 대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최근 일본 유전자치료제 개발사 아스텔라스의 유전자 치료제 임상에서 간독성으로 환자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네 번째 사망환자가 나오자 FDA는 임상을 중단시켰다. 아스텔라스도 엑시시전바이오테라퓨틱스와 마찬가지로 AAV9벡터를 이용했다.

엑시시전테라퓨틱스 측은 동물 연구에서 잘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된 낮은 복용량을 고수하며 임상을 진행할 것으로 밝혔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