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앞다퉈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두 업체가 함께 투자한 스타트업도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달 물류창고용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플로틱에 설립 초기 단계 투자인 시드 투자를 했다. 플로틱은 로봇의 자율주행 이동 기술과 여러 로봇을 관제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로봇 하드웨어와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대여해주는 서비스형 로봇(RaaS·Robot as a Service) 시스템을 구축했다.

두 회사는 지난달 퓨처플레이, 산은캐피탈 등과 음성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썸테크놀로지에도 140만달러(약 16억원)를 투자했다. 이 업체는 자연어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하고 요약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지난 6월에는 증강현실(AR) 스타트업 리콘랩스가 카카오와 네이버 등으로부터 5억원의 시드 단계 투자를 받았다. 리콘랩스의 기술은 제품 사진과 영상을 입체영상(3D) 이미지로 빠르게 변환해 AR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5월에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에 투자했다. 이 기업은 경도인지장애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동일 연령 대비 인지 능력이 감퇴했지만 일상생활은 수행할 수 있는 치매 전 단계다. 치매 조기 진단과 증상 완화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치료제는 환자의 행동과 생활 양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치료 방법이다. 환자들의 심리적 거부감이 적어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중복 투자 사례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확장성이 강한 플랫폼 기업 특성상 스타트업과의 협력적 생태계 구성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분모여서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이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스타트업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유망 스타트업의 인재 확보에도 경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