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전달체로 지질나노입자(LNP)가 주목받고 있다. LNP는 RNA 유전자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핵심인 약물전달기술이다. RNA 분자를 LNP로 감싸 미세한 환경 변화와 효소에 의한 분해로부터 보호하고,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 일종의 ‘기름 보호막’을 쓰는 것이다.
[Cover Story - OVERVIEW] 지질나노입자(LNP), 어떻게 발전할까

LNP는 보통 크기가 60~150나노미터(nm)인 구형 입자다. 크게 네 가지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입자를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콜레스테롤, 음이온과 결합이 가능한 이온화 지질, 입자 간 응집을 막고 구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폴리에틸렌글리콜(PEG), LNP의 지질이중막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인지질로 구성된다.

LNP는 내부 구조에 따라 고밀도 지질나노입자(dense solid lipid nanoparticle)와 다세포 지질나노입자(multi-lamellar lipid nanoparticle)로 구분할 수 있다. 고밀도 지질 나노입자의 경우 입자 안정성과 보관에 장점이 있다. 다세포 지질나노입자는 일반적으로 유전자 전달효과가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LNP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LNP 안에 봉입되는 RNA 약물은 강한 음전하를 띤다. 이에 낮은 수소이온지수농도(pH)에서 양전하를 띠는 이온화지질과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균일한 입자의 코어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입자 형성 과정은 보통 미세유체 시스템(microfluidic system)을 이용한다. 2개의 주입구(inlet)와 1개의 배출구(outlet)로 구성된 Y자 형태의 미세유체채널 안에서 유기 용매와 수용액 간 급속혼합(rapid mixing) 과정을 통해 제형화가 일어나고, 이렇게 제형화된 입자는 투석이나 원심분리필터 등을 이용해 완충액(buffer) 교환 과정을 거친다. 생성된 LNP는 중성화 pH에서 보관한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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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LNP로 감싼 유전자가 세포 내에서 작용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체내에 들어간 LNP는 혈중에 있는 다양한 단백질이 입자 표면에 흡착되도록 한다. 이때 ‘ApoE’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입자 표면에 달라붙게 되는데, 이를 세포 표면에 있는 LDL 수용체가 인식해 세포 내부로 흡수한다. 이 과정을 수용체 매개세포 내 이동(receptor mediated endocytosis)이라고 한다.

세포에 들어갈 때 엔도좀이 만들어지는데, 엔도좀은 5~6 정도의 낮은 pH를 갖기 때문에 이온화지질이 다시 강한 양이온을 띠게 된다. 이때 이온화지질은 엔도좀 내부에 있는 음이온 지질과 짝을 이루며 지질 이중막 구조를 무너뜨리고, 세포막을 파괴한다. 이를 통해 내부에 봉입돼 있던 RNA 치료제를 세포질(cytoplasm)로 전달해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도록 한다.

이온화 지질 개발에 따른 LNP의 발전

사실 LNP가 저분자 약물 전달체로서의 가능 성을 보인 것은 수십 년 전부터다. 초기 LNP는 리포좀 형태로 인지질과 콜레스테롤 이중층 구조였다.

LNP를 활용한 약물이 첫 승인을 받은 건 1990년대다. 1995년 존슨앤드존 슨은 항암제 ‘독실(Doxil)’을 내놓으면서 처음 LNP를 약물 전달체로 활용했다. 독실은 ‘독소루비신’을 함유한 리포좀 전달체다. 체내의 면역체계를 회피할 수 있도록 표면을 PEG 고분자로 감싸 안정성을 증가시켰다.

이후 리보핵산 간섭(RNAi) 기반 유전자 치료제를 전달하기 위해 초기 LNP 제형에 또 다른 기능을 추가해야 했다. 핵산 약물은 상대적으로 더 강한 음전하를 띠고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혈액 내에서 중성 표면 전하를 유지해 면역세포를 회피하고, 원하는 세포 내부에서 내부에 담고 있는 유전자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방출시킬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개발된 것이 이온화 지질이다. 이온화 지질은 적절한 범위의 산 해리 상수(pKa)를 가진다. 체내 pH에 따라 이온화 정도가 달라지는 삼차 아민 헤드 그룹과 긴 탄화수소 꼬리가 링커로 연결된 구조다. 이렇게 구성된 이온화 지질은 제형화 과정을 거쳐 핵산 약물을 내부에 담고, 고체지질나노입자(solid lipid nanoparticle) 구조를 형성한다.

초기에 개발된 이온화 지질 ‘DLinDAP’는 유전자 전달 효율이 낮아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선 많은 양의 siRNA를 필요로 했다. 이후 아민 헤드 그룹과 링커의 구조를 변화시켜 약 300종의 이온화 지질을 마우스 혈액응고인자 FVII모델을 통해 스크리닝했다.

이를 통해 선별된 ‘Dlin-MC3-DMA’는 2018년 세계 최초로 승인을 받은 siRNA 치료제 ‘온파트로 (Onpattro)’의 전달체로 사용됐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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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mRNA 백신의 핵심 기술도 LNP에 있다. 현재 코로나19 mRNA 백신의 전달체로는 알뷰투스의 ‘SM102’와 제네반트의 ‘ALC- 0315’가 쓰인다. 각각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의 이온화 지질로 사용된다.

두 이온화 지질 모두 아미노 알코올 구조에 생분해성 에스터기가 포함된 꼬리가 달려 있는 에스터 결합(ester bond)을 갖고 있다. 이 물질이 세포 내부에 들어가면 에스터라아제 (esterase)와 같은 효소나 pH에 의해 에스터 결합이 깨지면서, 지질 꼬리와 아민 헤드 그룹으로 분리된다. 소수성 꼬리의 1차 에스터는 간에서의 클리어런스를 높여 분해성이 좋고, 머리 부분의 알코올은 발현 효율을 높인다(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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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P 기술의 장점과 국내외 개발 현황

LNP는 효과적으로 유전자를 담아 전달 효율이 뛰어나다. 또 세포 흡수(cellular uptake)를 높이고 엔도좀 탈출(endosomal escape)을 유도해 mRNA를 세포 기질로 전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mRNA가 세포 외 공간(extracellular space)에서 분해되는 것을 막아 안정성을 높이고, 생분해성 물질을 사용해 인체에 사용하기 적절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온화 지질은 큰 규모에서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하지만 LNP는 대부분 간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특정 장기를 표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맥주사 된 LNP는 킬로미크론(chylomicron)처럼 행동해 ApoE 결합 리간드에 결합하고, ApoE 매개 흡수 과정을 통해 간세포에 흡수된다. LNP를 이용한 mRNA 단백질 발현은 간에서 이뤄져 간 이외 장기로의 전달이 어렵다. 또 LNP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를 위해 다 회 투여를 할 때 간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20년 전부터 LNP 개발이 진행돼 왔고 2018년 온파트로의 승인으로 실제 사용된 siRNA LNP 제형이 승인을 받았다. 다만 siRNA 전달체로 사용됐던 LNP는 표적 세포 및 조직에 siRNA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siRNA-갈낙 접합(siRNA-GalNAc conjugate) 기술이 개발되면서 점차 시장에서 사용되지 않고 있다.

siRNA와는 다르게 mRNA의 경우, LNP 이외의 전달체 플랫폼이 임상을 통과한 경우가 없어, 향후 mRNA 전달에는 LNP가 주로 이용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LNP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많은 기업에서 LNP 확보 및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이온화 지질을 발굴하고, LNP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인핸스드바이오는 LNP를 활용한 항암 siRNA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글=김예나 기자/도움말=이혁진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9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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